국민연금 조준경, 남양유업으로…‘배당확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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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이은 두 번째 주주제안…‘시장 간섭 현실화되나’ 우려도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08 12:27:54

한진칼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한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에도 주주제안을 추진한다. 배당정책 개선 요구가 주된 내용이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대한 주주제안이 한진칼과 달리 자본시장법상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는 아니라고 밝혔으나 연이은 주주권 행사에 개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한 게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8일 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수탁위)가 7일 회의를 통해 남양유업에 대한 배당관련 주주제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배당관련 공개중점기업인(남양유업)에 대한 주주제안 행사 △주주총회 개최 전 의결권 행사방향의 공개범위 설정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 등이다.

회의를 통해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배당관련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한 심의·자문 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에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 이은 두 번째 주주제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6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배당관련 추진방안’에 따라 남양유업을 기업과의 대화 대상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17년엔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고 지난해엔 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해 배당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배당정책 관련 개선이 없어 주주제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남양유업의 배당성향은 각각 3.2%, 2.3%, 17% 등에 불과하다. 2017년 현금배당금총액도 8억5500만원 수준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번 주주제안이 한진칼의 경우와 달리 자본시장법령에 따른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보유목적을 변경한 바 있다.

투자업계 등은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후 곧바로 남양유업에도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점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시작으로 다수 기업에 거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시장개입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뒤따른다.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자유시장경제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국민연금이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만큼 기업경영에 정부의 입김이 닿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한편 수탁위는 이날 스튜어드십코드 후속조치로 ‘주주총회 개최 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방향의 공개범위 결정’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역은 주주총회 후 14일 이내에 공개하며 구(舊) 의결권 전문위 논의 안건 중 위원회가 공개하기로 결정한 사안에 대해 주주총회 개최 전에 공개해온 바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3월부터는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보유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의 전체 안건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 안건을 대상으로 주주총회 개최 전에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 방향을 공개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보유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은 2018년 말 기준으로 100개 내외로 조사됐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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