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신세계, 유통업계 1위 롯데 턱 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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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명품 판매 집중하는 유통가…‘큰 손’ 잡은 신세계 약진 돋보여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15 14:06:29

유통업계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신세계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업계 1위 롯데쇼핑을 추격했다. 업계는 신세계가 외형 확장을 통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점이 유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이 지난해 1조80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백화점 점포 중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셈이다. 선두자리를 뺏긴 롯데백화점 본점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2위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1조746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된다. 신세계 강남점과 비교해 매출 차액이 565억원 수준인데 200억원 수준이던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올라 격차가 커졌다. 업계는 그 이유로 신세계 강남점의 리뉴얼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오랜 시간 기존의 모습을 유지한 롯데 본점에 비해 점포 크기를 키우고 입점 형태 등을 바꾼 신세계가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강남점을 17개월에 걸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자사 브랜드 입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볼거리’를 제공했고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화장품 매장들을 지하1층으로 내려 유동인구의 소비도 유도했다. 백화점 업계에선 화장품 매장에 1층에 있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자리한다. 강남고속터미널과 지하철 역 근처에 있다는 지역적 이점을 살려 지하 유동인구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 백화점의 약진은 최근 유통가의 백화점 사업이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분류되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큰 손’ 고객을 잡는 백화점 사업이 업계에 불어온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탈출구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가는 소득 양극화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대형 마트 등 할인점 사업이 부진에 빠진 반면 명품 등 고가 제품의 소비는 늘어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사업의 약진 속에 지난해 신세계는 전년 대비 33.9% 증가한 5조1819억원의 매출액(연결기준)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3970억원, 2818억원 등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8%, 31.9%씩 늘었다.

그에 반해 롯데백화점은 부진한 성과를 얻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3조2318억원, 영업이익 4248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0.9%, 7.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실적을 견인하는 명품 매출의 비중이 낮은 점 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최근 롯데가 롯데백화점 본점의 리뉴얼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지난달 27일 오는 2020년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리뉴얼 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가 본점의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뉴얼을 통해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신세계 강남점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뉴얼을 통해 본점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고객들에게 혁신적이고 새로운 유통 트렌드를 제공할 수 있는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는 1,2위를 차지한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본점에 이어 3위 롯데 잠실점(1조1253억원), 4위 신세계 센텀시티점(1조952억원), 5위 롯데 부산본점(9592억원), 6위 현대 판교점(8770억원), 7위 현대 무역점(8681억원), 8위 현대 본점(8196억원), 9위 대구 신세계(7276억원), 10위 신세계 본점(7184억원) 등으로 집계 됐다.

비교적 경쟁에 뒤쳐져 있는 현대백화점도 본점, 신촌점, 미아점, 중동점 등 4곳의 리뉴얼을 실시해 신세계와 롯데를 따라잡는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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