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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분쟁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전세라는 특별한 임대 방식 때문이지만 그 이면에는 싼 이자를 이용해 무리하게 집을 구입해 투기에 나서는 갭 투자들 때문이다. 사실 갭 투자는 대출이자가 싸고 규제가 없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또한 갭 투자를 위해선 집값과 전세 값이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
하지만 집값과 전세 값이 떨어지면서 집주인의 갭 투자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이들이 늘고 있다. 사실 전세 보증금 반환 문제가 70%를 넘는다는 말은 10명 중 7명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게 해달라는 조정신청을 하면 법률 전문가들의 조사를 거쳐 합리적으로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때의 전제 조건은 임차인과 임대인이 상호 합의한 조정 결정을 따른다는 것이다.
또한 상호 조정 결과를 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민사소송을 거치치 않고도 세입자가 집을 경매에 넘기는 등의 강제집행을 할 수도 가능하다. 때문에 분쟁 조정은 별도의 민사소송을 거치치 않고 해결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분쟁 조정이 무의미한 경우가 늘고 있다. 세입자가 조정신청을 해도 집주인이 조정절차에 응하지 않거나, 의사통지를 하지 않는 경우분쟁조정 신청이 자동 기각되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조정을 거부하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때문에 일부 집주인들은 아예 조정을 거부하며 버티기에 돌입하기도 한다. 때문에 분쟁 경험이 있는 집주인들은 아예 조정을 거부, 시간 끌기에 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시간 끌기에 들어갈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이사를 하는 세입자들이다.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전세 비용을 이용해 아파트의 중도금이나 잔금을 치르곤 한다. 따라서 전세금을 받지 못하면 세입자는 주를 미루거나,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야 한다.
올해 1월 접수된 주택임대차분쟁조정 신청 수는 모두 260건에 달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6%나 증가한 것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분쟁 신청이 늘고 있다.
이처럼 분쟁이 늘어남에 따라 갭 투자가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뜻하지 않은 대출을 받는가하면 원금은 물론 뜻하지 않은 이자까지 내야 한다.
세입자 입장에선 예상 밖에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 게다가 더욱이 집주인이 지불을 계속 미룬다면, 결국 집주인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가족의 생존이 달린 생업까지 포기하고 전세금에 매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한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2016년 9월 임차인의 조정 신청이 있으면, 임대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정절차가 개시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지난 2년이 넘도록 논의조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회가 자기 밥그릇 찾기에 급급하다보니 진정 서민을 위한 주요 법안은 내팽개쳐져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갈수록 분쟁 건수는 늘고 있다. 지방의 경우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데도 법안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아준 것은 자신이 이속을 챙기라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대변해달라고 선택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건 단순히 출근부 도장만 찍는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봉급은 일을 했을 때 받는 것이지, 출근부 도장만 찍는다고 주는 것이 아니다.
겨울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겨울은 춥기만 하다.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법안이 속히 재정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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