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유대인 공동묘지에 집단 나치문양 테러 충격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유럽에 ‘전염병’처럼 퍼지는 반유대주의 혐오범죄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20 14:42:11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나치 문양과 낙서로 훼손된 콰첸하임 유대인 공동묘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CNN]

프랑스가 유대인 묘지에 가해진 반유대주의 테러로 충격에 빠져 있는 가운데 19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수 만 명이 모여 반유대주의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

반유대주의 규탄 시위는 19일 프랑스 북동부 지역에 있는 한 유대인 공동묘지에서 80개 이상의 유대인 비석이 나치문양과 낙서로 훼손된 채 발견된 사건으로 촉발됐다.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당일 콰첸하임에 위치한 유대인 공동묘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살피고 유대인을 모욕한 테러 행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우리는 (이 행위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말했다. 이어 “이런 행위를 저지른 자들은 공화국 시민의 자격이 없고... 프랑스는 그들을 처벌할 것이다”면서 “이곳에서 저질러진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묘지 방문 후 저녁에는 파리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았다.

지난 16일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주말마다 열리는 14번째 노란조끼 시위에서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핑켈크로트가 시위대로부터 “더러운 시오니스트”라고 모욕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프랑스 우파 논객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에서 유대인 묘지에 반유대 테러 행위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총격테러가 발생했던 스트라스부르 인근에 있는 유대인 공동묘지도 나치문양의 페인트 낙서로 훼손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파리의 레퓌블리크(Republique) 광장에서 최근 발생하는 반유대주의 범죄행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콰첸하임 유대인 묘지를 훼손한 모독적 행위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 지도자들에게 “반유대주의에 강력한 대응”을 당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는 우리(유대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전염병’이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그것이 모습을 드러내면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는 현재 약 50만 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다음으로 유대인이 많은 국가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최근들어 반유대 혐오 행위가 급증하는 현상을 보여, 2017년 311건에서 2018년에는 541건으로 74퍼센트 증가했다.

CNN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프랑스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최소 11명이 사명했다. 지난해 3월에는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생존 여성 미레 놀(85)이 파리의 아파트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CNN은 2018년 영국, 스웨덴, 독일,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유럽 7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유럽에 반유대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프랑스의 경우 응답자 4명중 1명이 유대인이 경제와 금융 분야에 지나치게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를 통해 특히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역사에 무지한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8세~34세 프랑스 젊은이 5명중 1명이 홀로코스트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