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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그런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금융위기 이후 영국은 부동산 시세가 1/5 토막이 나는 등 주요국의 부동산이 폭락하는 동안 우리는 약보합 내지는 소폭 하락이었다는 사실은 망각했나 보다.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이 하락하는 동안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경제 사정이 달랐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운세 흐름에 차이가 있었기에 금융위기 이후 우리가 가장 잘 극복을 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경제학에서 주택가격에 거품이 끼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잘 사용하는 지표로서 PIR 이란 것이 있다. Price to Income Ratio, 즉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이다.
가령 소득이 연간 5,000 만원인데 집값이 3억이라면 PIR 은 6 이 된다.
일반적으로 선진경제권의 적정 PIR을 5-6 정도로 잡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평균 5.2 이고 서울과 수도권은 10.5라고 한다. 나라마다 특수한 사정이 있겠지만 이 지표로 보면 전국 평균치는 그런대로 정상이라 하겠지만, 서울 수도권은 집값이 지금의 절반으로 하락할 개연성이 있다.
그런가 하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000 조이고, 소득에서 세금을 뺀 가처분소득은 670 조 정도가 되니 가처분소득대비 부채는 150 % 정도가 된다.
OECD 평균이 135 %,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이 137 % 였으니 우리가 이미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빠진 것이 있으니 전세보증금이다. 대략 600 조로 추정되는 전세보증금까지 감안하면 가계부채는 1,600 조가 되고 이에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38 % 가 나온다.
우리의 부동산은 何時(하시)라도 어떤 계기만 생겨나면 대단한 폭락세를 보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그런 ‘何時(하시)의 폭락’을 막아주고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가 있을 뿐이다.
‘아무리 그래도 지난 수 십 년의 세월 동안 부동산은 결국 올랐지 않느냐, 그러니 성급하게 결정짓지 말고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면서 시간을 벌면서 기다려보자는 심리’, 이게 전부이다. 정부가 무슨 대책을 만들어내지 않겠느냐는 심리인 것이다.
지금의 우리 경제는 부채를 줄이는 현상, 이른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나타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험한 경지에 깊이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04 년 이전에 500 조 미만이었다가 그 이후 부동산 시세가 급등하고 이에 전 국민이 부동산 사재기에 나서면서 결국 오늘에 이르러 1000 조가 되었다.
결국 500 조는 부동산 거품으로 인해 생겨난 부채인 것이고, 이게 바로 과다지출이었고 거품 소비였다.
500 조를 과다지출한 마당에 소득 혹은 가처분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다. 당연히 지금도 이자만 갚고 있을 뿐이지 원금상환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자지불에 따른 금리를 그간 평균 5 % 라 한다면 500 조에 대한 이자지불은 연간 25 조 정도인 셈이고, 그 액수만큼 다른 내수경기는 침체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 결정적인 것은 주택경기가 얼어붙다보니 그 분야에 종사하는 170 만 명의 사람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어렵게 되었고 그로 인한 파급효과 또한 내수경기 부진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결국 문제는 우리 경제가 정상화되려면 과다 지출로 인해 부채가 된 500 조의 돈이 사라져야 한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개인들이 갚아버리거나 또는 국가에서 탕감을 해주거나, 또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통해 실질부채를 털어내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방식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한다 해도 모두 엄청난 데미지를 가져온다.
가령 500 조의 부채를 갚아나간다 하자.
여기서 잠깐 ‘부채의 한계생산성’이란 개념을 소개한다. 이는 가령 부채가 줄어들면 국민총생산이 얼마나 축소되는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략적인 부채의 한계생산성은 0.5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부채가 2억 줄어들면 국민총생산(GDP)는 1억 줄어드는 것이 0.5 라는 수치의 의미이다.
따라서 500 조의 부채를 갚아버린다면 우리의 GDP 는 250 조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우리의 연간 GDP 는 대략 1200 조 정도 되는데, 250 조가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20 %는 감소된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경기불황이 올 것이니 기업들도 서둘러 부채를 갚아나가게 될 것이다.
우리 민간기업의 부채는 3000 조인데 그중 20 %인 600 조만 갚는다 해도 또 다시 총생산이 300 조가 줄어든다.
그러면 지금의 1200 조에서 가계부채 감소로 인해 250 조, 내수부진으로 인한 기업부채의 감소로 인해 300 조가 줄면 우리 GDP 는 650 조로 쪼그라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럴 경우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 자본의 급격한 이탈 현상으로 인해 국채는 폭락을 할 것이고, 증시 역시 풍비박산이 날 것이다.
그러면 또 그로 인해 일자리가 축소되고 소득 또한 줄어들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면 또 다시 국민 총생산은 150 조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 본다.
그렇게 되면 달러가 앙등하겠지만, 지금 시세로 해서 1인당 GDP 는 2 만 여 달러에서 8 천 달러 수준까지, 이에 달라가 오를 것을 감안하면 4 천 달러 수준까지 축소될 수 있다고 본다. 심하면 달러 기준으로 국민총생산이 1/5 토막까지 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정부와 공공기업 부채가 줄지 않는다 해도 분모에 해당되는 GDP 자체가 줄어드니 우리 정부의 부채비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지고 즉각 재정위기가 올 것임은 명백한 이치이다.
이것이 가계부채 감소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다른 경로 중에서 부채를 탕감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 또한 형평성 문제로 인해 500 조의 부채를 전액 탕감할 순 없는 노릇이다. 사실상 극한 상황에 몰린 가계에 대해서만 일부 부채를 탕감하는 방식만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거시경제 측면에서 부채 탕감에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 방법으로 고도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이 쓰고 있는 양적완화가 바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보자는 방식이다. 그런데 보다 시피 그 방법 또한 그렇게 쉽게 먹혀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킬 경우 급여 생활자들과 서민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명백하기에 그런 정책을 끌고 나갈만한 정치지도자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결국 부채 감소와 양적완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유발, 부채 탕감 등의 각종 방법 등이 장차 부동산 하락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 그로부터 10-15 년에 걸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내가 보편적 복지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이유는 이미 문제가 잔뜩 생겨있는데 그것을 국가재정지출을 통한 복지로 해결하려고 하는 방식이야말로 더욱 문제를 키울 뿐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와 어려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건만, 다른 나라들은 부동산이 회복세를 보이는데 우리만 역주행 운운하면서 엄살을 떨고 있으니 참 웃긴다.
맞을 매는 어차피 맞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갈 데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2004 년부터 2009 년까지 생겨난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한 거품은 결국 소멸되는 수밖에 없다. 그때가 국운의 寒露(한로)에서 立冬(입동)에 이르는 가장 화려한 때였기에 그랬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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