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손잡은 롯데 불매는 현대판 3·1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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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04 00:02:23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되는 해다.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해 한국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린 날이기도 하다. 3·1운동은 대중화, 일원화, 비폭력 등 세계에서 그 유례가 없는 3가지 행동강령을 바탕으로 발발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애국정신으로 똘똘 뭉친 국민들이 일제의 총과 칼에 맞서 스스로 나라의 위대함을 알리고 독립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은 지금도 전 세계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대목이다.

현대에 이르러 총과 칼에 의한 식민 지배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여전히 다른 방식의 식민 지배는 존재한다. 전 세계가 자본주의를 채택해 경제력이 곧 국력이 된 현재 경제·문화적 침략 행위가 그것이다. 비록 물리적 강제력이 동원되진 않지만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타국 국민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 종국엔 생활양식과 문화를 송두리째 뒤바꾸고 나아가 국익에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과거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특히 경제적 침략 행위는 결국엔 타국 국민들의 애국심을 갉아먹고 반대로 다른 나라를 신봉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결코 사안이 가볍지 않다. 우리나라를 비아냥하는 단어인 ‘헬조선’을 외치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해외 명품을 선호하고 미국 기업 애플의 아이폰에 열광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 역사에 치욕을 남긴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 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일부 국민들이 어느새 일본에 당한 치욕의 역사를 외면하고 오히려 일본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갖게 되는 사례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최근 롯데그룹의 행보는 우려를 넘어 심각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식품, 유통, 생활용품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제품을 생산·판매해 굴지의 대기업이 된 롯데그룹은 ‘롯데공화국’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국민 생활 깊숙이 자리매김 해 있다. 그 과정에서 일본 기업과의 협업이 유독 잦았다. 일본 기업과 합작회사 형태로 기업 설립 후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일삼았다. 사업은 일본 기업 아이템을 대규모 유통망을 보유한 롯데그룹이 대신 판매해주는 형태였다.

독도분쟁, 위안부문제 등으로 반일감정이 유독 높던 시절에도 일본 기업 제품 혹은 서비스는 롯데그룹 소유처럼 포장된 덕분에 인기를 누렸다. 공교롭게도 롯데그룹과 손잡은 일본 기업 중에는 전범·우익 기업도 속해 있었다. 일본 내에서 노골적으로 한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거나 과거 전범 사실에 대해 반성은커녕 오히려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기업도 존재했다.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로 유명한 에프알코리아, 롯데미쓰이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미쓰이그룹의 계열사인 미쓰이화학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 작업장을 운영하면서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해 노역을 강요했다. 유니클로 일본 법인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 이미지를 포함한 광고로 수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유니클로는 ‘독도 명칭을 다케시마로 바꾸자’는 ‘다케시마 캠페인’ 후원 기업이라는 의혹에도 휩싸인 적 있다.

과거와 달리 식민지배 방식은 총과 칼 대신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타국에 진출해 국민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생활양식과 문화 등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제적 침략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국민들의 인식 변화 뿐 아니라 벌어들인 돈을 배당, 로열티 등의 명분으로 자국으로 빼돌려 부를 축적하고 반대로 해당 국가는 점점 빈곤해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경제적 침략은 사안의 심각성이 남다르다. 현재 롯데그룹에 의해 통한의 역사를 안겨준 일본 기업에 안방 시장을 송두리째 내어 준 우리나라도 ‘바람 앞의 등불’ 신세나 다름없다.

민중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나라의 독립을 목 놓아 외쳤던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현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국민들이 움직일 때가 됐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롯데그룹이 돕는 일본 기업의 경제적 침략 행위에 맞서야 한다. 롯데그룹 불매운동은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활동이 될 수 있겠다. 일본 기업 경제적 침략의 가두 역할을 자처한 롯데그룹을 압박하고 개선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바로 바로 불매운동인 것이다. 롯데그룹 제품 불매운동은 현대판 3·1운동이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