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위험요소 조현준 총수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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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18 00:02:15

최근 들어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유독 높다. 경제성장률, 취업률, 수출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마찬가지다. 부정적 의미의 시그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체감 경기도 ‘꽁꽁 얼어 붙었다’는 표현 외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그나마 위안되는 사실은 경제지표 하락에 따른 체감경기 악화로 그동안 부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기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 하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수출 강국의 위상을 지켜낸 대기업들의 역할을 인정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킬 유일한 대안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친기업 정서가 한국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 오너에 대한 부정적 이슈와 평가는 한국경제 유일한 희망으로 꼽히는 친기업 정서 확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효성그룹 총수 조현준 회장이 그렇다. 오너 3세인 조 회장은 경영승계 이전부터 그룹 총수에 등극한 지금까지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가 연루된 부정적 이슈 대부분은 경영권 분쟁, 배임·횡령 의혹 등 그동안 타 재벌기업들 총수의 감옥행을 불러온 사안이었다.

지금도 조 회장은 검찰과 경찰, 국세청의 칼끝에 서 있다. 경찰은 현재 형사 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낸 혐의로 조 회장을 수사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의 개인적인 비위 행위와 관련된 여러 형사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개인의 쌈짓돈처럼 유용한 ‘횡령’ 혐의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횡령 금액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개인의 횡령 혐의는 효성그룹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세청은 효성그룹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세무조사는 오너 개인의 비리 행위에 대한 증거수집 목적이었으나 효성그룹이 대상인 만큼 기업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했다. 통상적으로 정기조사가 아닌 비정기 조사의 경우 법인세 신고 내용에 탈루·오류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을 경우에 이뤄진다.

개인적인 부정적 이슈로 그룹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조 회장은 경영성과 측면에서도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 타 재벌기업의 경우 후계경영인 등장 이후 조직쇄신, 신사업 발굴 등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공격적인 행보로 미래 국가경제의 주역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효성그룹만 유독 거꾸로 가는 모습이다. 그동안 두드러진 활동이라곤 조 회장 개인의 지배력 강화라는 결과를 낳은 지주사 전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조 회장에 대한 부정적 이슈로 인한 파장이 단순히 효성그룹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효성그룹의 이미지 실추와 조 회장의 미미한 경영 성과는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주가치는 국민 재산권과도 직결돼 있다. 현재 효성그룹 계열사 중에는 다수의 상장기업이 존재한다.

국민 재산권 피해로 이어지는 주주가치 훼손만큼 심각한 문제는 반기업 정서 확산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를 표방한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으로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반기업 정서가 강화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경기불황으로 대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국민 여론도 한 풀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의 유일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성그룹 경영진 교체가 시급하다. 이미 지분 승계가 마무리 된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이다. 조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만 갖추고 그룹 경영 전반에 관한 전권은 다른 인물에게 넘겨야 한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사장은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다. 조 회장과 지분율 차이가 불과 2%에 불과한데다 함께 사내이사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효성그룹에 새바람을 불어 넣기 충분한 인물이라는 게 효성그룹 주주, 나아가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한국경제를 위한 조현준 회장의 대승적 판단을 기대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