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배불리기에 급급한 정몽진 자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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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국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18 12:06:17

2018년 상반기 기준, 재계 서열 29위를 기록하고 있는 KCC는 1958년 정상영 KCC명예회장이 영등포에 세운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가 그 시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등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그룹과 달리 KCC는 범(汎) 현대가(家)기업 가운데 처음부터 독자노선을 걸었던 회사다.

현재 정몽진 회장이 이끄는 KCC는 건자재 사업부문, 도료 사업부문, 건자재 유통 사업부문 등을 통해 기업을 키워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KCC의 실적 악화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과 달리 오너일가는 높은 배당금과 연봉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생경영’을 외치는 기업 경영이념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KCC그룹 상장계열사인 KCC와 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실적은 최근 1년 새 크게 나빠졌다. 3사 모두 매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그룹 오너일가가 대표를 맡고 있는 KCC와 KCC건설의 영업이익은 30% 안팎으로 급감했다.

오너일가인 정몽진·정몽익 대표가 맡고 있는 KCC는 2018년 기준 매출액이 3조7822억원, 영업이익 2436억원, 당기순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조8640억원, 3298억원, 423억원)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1%와 26.1%씩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문제는 KCC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정몽진 회장은 지난해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자사주 11800주를 장내매수했다. 그 결과 정 회장의 지분율은 18.11%에서 18.22%로 0.11%포인트 올랐고, 수령할 배당금 총액도 2017년 172억580만원에서 2018년 173억8317만원으로 1.02% 늘어났다.

아울러 KCC는 전체 5명의 계열사 대표이사 중 3명이 오너일가로 나타나 오너일가 배불리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CC그룹의 오너일가 대표이사는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 사장, 정몽열 KCC 사장이다.

KCC 오너일가가 기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돈 잔치를 벌일 동안 직원들의 임금은 동결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상반기 기준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715만원으로 6억1300만원을 받은 정몽진 회장의 4.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과 2018년 상반기 기준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625만원, 2735만원으로 정몽진 회장이 수령액의 4.2%(6억2500만원), 3.91%(6억9800만원)에 그쳤다.

정몽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KCC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실질적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최근 KCC그룹의 행보를 살펴보면 정 회장의 의지에 의문이 생긴다. 오너일가는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기업의 실적은 떨어지고 있고, 오너일가와 직원들 간에 임금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대기업들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일가가 기업을 직접 경영하고 있다. 그래서 오너들은 윤리경영을 외치며 책임경영을 중요시하고 있다. KCC그룹이 진정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업의 오너일가가 실적악화에 합당한 임금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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