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이란원유 제재 한시적 예외 조치 ‘종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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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0시 이후…美 “동맹국들은 다른 대안을 찾기를”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3 18:14:2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한국 등에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이란 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와 관련, 한국 등 8개국에 적용했던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 시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 대한 추가 제재유예조치(SRE·Significant Reduction Exceptions)를 다시 연장하지 않을 것을 공표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표는 지난해 11월초 실시된 ‘한시적 예외 조항’의 만료일인 5월 2일을 1주일여 앞두고 나온 것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예외 조치는 5월 1일 밤 12시에 만료”되며 5월 2일 0시부터 이란산 원유수입 “제로(0)화”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동맹국들이 이란 석유수입을 중단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6개월 동안 유예해 온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금지조치를 통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대한 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원유수출은 오랫동안 이란의 주요한 수입원으로 이란 정권이 거두는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며 연간 500억 달러를 초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어 이란 정권의 자금력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미국은 이란 정부가 미사일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유엔 결의 2231호를 위반하는 등 핵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대이란 제재 입장을 취해왔고, 이를 위해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란 핵 협정’이란 지난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제시한 이란의 핵 문제에 관한 합의 사항을 말한다.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는 대이란 경제 제재를 유예하거나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복원시켰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그리스, 이탈리아,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해서는 이란 원유 공급이 일시에 차단되는 충격을 완화하고 대체 원유 수입경로를 찾기 위해 180일간의 유예기간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번 미국의 결정은 5월 2일 0시를 기해 대이란 제재 유예기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정부가 대체 공급원을 확보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시장에 안정적인 공급을 확실히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의 발표 이후국제유가는 반짝 급등세를 보였다가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0.65달러(0.92%), 북해산 브랜트유는 2.19달러(3.07%),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1.7달러(2.7%)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우리나라 외교당국은 미국의 ‘대이란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 시한’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으로 밝혀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이와 관련해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등 관계부처의 정부 대표단이 금주 중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윤 조정관 등은 프랜시스 패넌 국무부 에너지·자원 차관보와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 등을 만나 시한 연장에 대해 미국 측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