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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북에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에 대하여

이밥에 고깃국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5-11 17:10:42

▲ 김수영 서양화가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르는 옛날 이탈리아 영화 ‘쌀’이란 작품이 있었다. 원 제목은 ‘사랑의 쌀’인데, 1948년도에 '디노 디 로렌티스' 가 제작하고 'G 산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당시 최고의 여배우 중 하나인 ‘실바노 망가노’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다.  
 
영화는 흑백영화인데 이탈리아의 북부지방 여인들이 모심기 품을 팔기 위해 남부로 이동하여 쌀농사를 도우며 임금대신 쌀을 받아 다시 북부로 기차를 타고 가는 그런 내용이었다. 한국도 북쪽지방이 모심기를 먼저하고 남쪽은 거의 한 달이 늦게 모를 심는다.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은 적어도 65세 이상이거나 대단한 영화 마니아들 뿐일 것이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영화 검열이 대단히 심하여 공산주의자들이거나 좌익 사상을 가진 감독이 만든 영화는 절대로 상영 허가가 나오지 않았었다. 
 
심지어 ‘피카소’ 크레파스가 상표사용을 금지 당했는데 ‘피카소’가 스페인 공산당에 가입하였고 ‘피카소’가 한국전 때 미군이 한국인을 살상한다는 ‘게르니카’라는 작품을 그렸기 때문에 ‘피카소’라는 명칭을 못 쓰게 할 정도였다. 
 
이 영화 역시 1948년도에 제작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 초에 상영이 되었었다. 역시 영화감독이 공산당원이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흑백으로 16밀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배우 ‘실바노 망가노’가 북쪽지방의 허름한 가난뱅이 여인으로 등장하는데 노동일을 하기 위해 남부로 모심기를 하면서 현지 바람둥이와 연애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다 주인공이 죽게 되고 북부 여인네들이 죽은 시신 앞을 지나가면서 품삯으로 받은 쌀을 한줌 씩 시신 앞에 놓으며 울면서 떠나는 엔딩으로 매우 가난한 노동자들의 고통을 비극으로 표현한 영화다, ‘자전거 도둑’ ‘무방비 도시. ’구두 닦기‘ 등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영화의 대표작이다.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쌀이란 주제로 신영균과 최은희 주연 영화가 있었다. 피폐한 고향으로 돌아온 상이군인 용이(신영균 분)는 산에 굴을 뚫어 황무지에 물을 대는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은 새롭게 들어선 박정희 군사정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이후에야 결국 성공한다. 일종의 ‘개발 신화’이자 ‘남성 영웅담’인 ‘쌀’은 강력한 지도력과 혜안을 지닌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며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과정에서 신영균이라는 스타는 새롭고 젊은 민족 지도자 박정희의 이미지와 중첩되며, 국민의 삶을 개선시키고 민족의 운명을 전환시키는 근대화 프로젝트의 정당성과 역사적 의미에 대한 알레고리가 된다.
 
▲ 한국 영화 ‘쌀’ 포스터 [다음 이미지 제공]
  
이렇듯, 쌀 이란 한국인의 주식으로 없어서는 안 될 주요 곡물이다. 특히 5~60년대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나라 국민 소득 100불 시대에서 쌀이란 목숨유지의 필수 불가결의 곡물이었다.    
 
필자가 자라던 시기 1950년대에는 초등학교 우리 반 50명 중 절반이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할 정도의 굶주림과 허기의 계절이어서 특히 보리쌀이 나오는 6월이 되기 직전에 ‘보릿고개’라는 식량 기근의 시기가 있었다.
 
참으로 ‘고려 적’ 시대 얘길 한다하지만 불과 반세기 전의 이 땅의 현실이 보리 고개였었다. 당시 학교에서는 미국이 원조해 준 옥수수 가루로 죽을 쑤어 학생들에게 먹였고 미국이 원조한 밀가루와 우유가루를 배급해 가난뱅이 국민들의 배를 채워 주었다. 
 
그런 나라가 이제는 경제가 세계 10위안에 들고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었는가 하면 경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 곳곳에 경제 원조를 하며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 게다가 방탄 소년단과 손흥민 같은 젊은이들이 세계 문화를 리드하고 스포츠계에 찬사를 받는 위대한 국민이 우뚝 서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뻗!!
 
우리의 북쪽에는 아직도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 죽는 아사자가 나온다는 슬픈 소식이다.  
 
국토의 남쪽에서는 영양이 넘쳐나서 살을 빼려고 다이어트로 난리블루스인데 북쪽에선 해방이 된지 70년이 넘도록 아직도 “이밥에 고기국”을 먹이지 못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니 그놈의 낡고 비생산적인 사상은 언제 버려질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북이 ‘고난의 행군’이라면서 지난 북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외부에선 1995∼1998년으로 보지만, 실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아사자 수는 300만 명이라 알려졌지만 실제는 100만 명 미만으로 추산한다. 이런 비극이 다시 생길지 모른다.  
 
왕은 나라의 백성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야 진정한 통치자인데 어찌 300만 명의 아사자가 나오도록 나라를 엉망으로 관리하는지 정말 기가 막힌다.  
 
지금 북의 통치자를 보라. 가끔씩 북한의 실상을 보도하는 외국기자들의 르포 기사를 보면 현재 북 지도자처럼 과체중에서 걸음이 불편할 정도의 뚱보는 없다. 모르긴 하지만 북한 전체에서 가장 몸이 과체중이지 않을까. 그렇게 뚱뚱하게 먹으면서 백성들은 굶주림에 허덕인다는 것은 참으로 한탄스러운 지도자가 아닐 수 없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5월 7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논의한 대북식량지원과 관련, 우리나라가 현재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쌀은 30만 톤 규모로 가공과 포장 및 선적 과정을 거쳐 현지에 2개월 내 배분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보유 중인 쌀 재고는 수입산을 포함 130만 톤 규모"라며 "이중 국내산 89만 톤에서 국내 수요를 제외한 30만 톤 정도를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악한 지도자라도 무기생산에 들일 돈을 줄여서 백성의 배를 불려 건강하게 해야 하는 것이 임무일 텐데, 먹을 식량도 못 만들면서 아사자가 나오는데 어찌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연거푸 쏘아 대는가? 그런데 며칠 전 원산항에서 쏘아 올린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무엇인가? 식량을 달라는 신호인가? 아니면 쌀 안주면 미사일을 남쪽을 향해 쏘겠다는 뜻인가? 이 판국에 북으로 쌀을 보내주면 북의 지도자가 “공갈 협박을 하면 쌀이 나온다”는 공식으로 판단할까 걱정이다.  
 
북의 백성들은 참으로 슬픈 백성이다.
북의 백성들은 참으로 안타까운 백성들이다.
북의 지도자는 참으로 못된 정치지도자이다.  
 
그래도 북에 쌀을 보내야 하는가? 
그래도 우리는 북의 가난을 보태어 주어야 하는가?
그래도 북의 지도자와 손을 잡고 웃으며 평화를 이야기해야 하는가?
 
필자는 안타깝지만 쌀을 보내는 대신 북에 그만한 보상을 반드시 받고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퍼주기만 하지 말고 북한으로 끌려간 국군 포로 석방과 최근에 북에서 납치한 남한 목사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쌀을 보내야 한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에 무엇을 보냈을 때 서독이 했던 것처럼, 대가없는 퍼주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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