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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문재인 인사 택한 SK이노베이션의 소신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13 00:02:38
▲ 김신 편집인
취임 2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암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응답자의 45%가 부정적으로 봤다. 취임 초 90%에 육박하는 엄청난 지지율을 보인 후 줄곧 60~7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말 50%대로 떨어진 후 꾸준히 하락세를 거듭한 결과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이유로는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민생불안이 꼽힌다. 지난 10일 조사에서도 부정 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된 항목은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46명, 자유응답, 44%)이었다.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3%) 항목도 부정 평가의 이유로 거론됐다. 사실상 경제정책과 밀접한 항목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 이유의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문재인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경제정책에 있어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시장경제를 채택한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경제정책을 중시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곳곳에서 부작용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의 붕괴 현상을 불러왔고 반재벌 정서에 치중한 각종 정책은 기업 활동 위축이라는 암울한 결과를 낳았다.
 
기업 활동 위축은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었다. 기업들은 제대로 된 경영활동 대신 대통령과 정부 눈치를 보느라 분주했다. 재계 전반에 걸쳐 정부의 강력한 철퇴만은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였다. 덕분에 정부 비위 맞추기 또는 대정부 방패막이 등을 염두한 인사영입 등이 활발히 이뤄졌다. 이는 무엇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재계 전반에 걸쳐 전문성, 직무관련성 등과 무관하게 정부 관련 인사, 소위 ‘친정부 인사’ 영입이 활발히 진행됐다. 주로 경영활동에 대한 조언과 적절한 견제 역할을 맡는 사외이사 자리가 친정부 인사의 독무대가 됐다. 기업 입장에선 혹시나 모를 소나기를 피해가자는 계산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전문성과 무관한 ‘친정부 인사’ 영입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은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득 보단 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주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수 없다.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할 사외이사 자리가 정부 방패막이 용도로만 이용되다보니 정작 필요한 경영 조언과 독단적 판단에 대한 견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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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재계 전반에 만연해 있는 가운데 유독 한 기업만큼은 다른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시장경제 체제와 거리가 먼 친정부 인사 보단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반대 성향의 인사를 사외이사에 앉혔다. 현 정부와 대척점에 자리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을 주저하지 않고 영입했다. 시장경제 체제에 정통해 기업 입장에선 경영에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인사들이었다.
 
현재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 위원을 역임 중인 김종훈 사외이사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국회의원 시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 외교통상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김정관 사외이사의 경우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직에 몸담았던 공무원 출신이다.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엔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을 역임 중인 김준 사외이사의 경우 현재 기업 경영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이기도 하다. 섬유회사인 경방의 대표이사 회장인 김준 사외이사는 문재인정부 들어 공장을 대거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행보를 보였다. 당시 그의 행보는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부의 친노동 정책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내린 결정으로 해석됐다.
 
소위 반(反)문재인 성향의 사외이사를 영입한 SK이노베이션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개별) 지표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정유업계가 호황이었다고는 하나 반재벌 정서 확산, 국내·외 경기침체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일궈낸 실적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각종 부정적 이슈에서도 자유로운 편이었다. 배당 역시 주주들을 흐뭇할만한 수준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소신 경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재계 전반에 걸쳐 정부와 청와대의 서슬 퍼런 칼끝을 피하기 위해 친정부 인사 모시기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에서 기업 본연의 활동에 집중해 과감한 선택을 한 모습은 주변에 귀감이 될 만하다. 소신 경영이야 말로 기업이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을 도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기업 본연의 자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과 같이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반(反)문재인 성향 인사영입 행보가 재계 전반에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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