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의사, 500여명에 일부러 HIV 감염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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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주사기로 유포시켜 체포된 의사는 에이즈 환자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17 16:51:02

▲1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라토데로 인근 마을에서 주민들이 HIV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파키스탄 남부 라르카나 지역 보건당국은 주민 500여 명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HIV에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경찰은 의도적으로 HIV를 전파한 혐의로 지역 의사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키스탄에서 어린이 400여명과 성인 100명이 한꺼번에 HIV 감염인으로 확정된 가운데 이들을 치료한 의사가 의도적으로 일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따라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영국의 매체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부 라르카나 지역에서 HIV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 지역 의사 무자파 강가로가 지난 4월 초 환자들을 감염시키면서 시작됐다는 파키스탄 당국의 발표를 보도하며 의사 강가로 본인이 에이즈 환자라고 밝혔다.

강가로는 최근 체포됐으며 경찰은 그가 의도적으로 HIV 바이러스를 유포한 것이 아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신드 주의 에이즈관리본부에 따르면 보건당국이 라르카나 지역 주민 1만3800명을 검사한 결과 어린이 410명과 성인 100명이 HIV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10살 난 아들에게 HIV 양성반응 결과가 나왔다는 어머니 레맛 비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HIV에 감염됐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흙먼지가 날리는 낙후된 지역 라르카나에 살고 있는 그녀는 아들이 열이 났을 때만 해도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비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고 의사는 해열·진통제를 처방해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비비는 이웃 마을에서 고열이 있던 아이들 몇몇이 HIV 감염자로 확정됐다는 소문을 듣고 염려되어 아이를 큰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비비의 아들은 다른 500여명의 환자와 함께 HIV 확정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 확정된 라르카나 지역 HIV 감염자 중 80%가 어린이들이고 그중 절반 가량이 5세 미만으로 밝혀졌다.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란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발병하게 되면 에이즈로 진행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HIV에 감염된 후 면역체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손상되어 비감염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에 의한 감염증, 암 등 면역결핍 증상들이 나타나면 에이즈로 진행된 것으로 본다.

파키스탄 보건당국은 자국 내 총 2만3000명 이상이 HIV 감염자로 등록되어 있다고 밝혔다. 보건 관리들은 파키스탄 내 HIV가 대규모 확산된 것은 병원에서 오염된 주사기를 재사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