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북한대사 “북한 선박 미국 압류는 주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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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미 국무부 북한 선박 압류 이견 없어···대북제재 지켜질 것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2 19:02:04

▲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 압류중인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Wise Honest)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21일(현지시간)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Wise Honest)를 즉각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법무부는 김성 북한대사의 기자회견 후 미국 국제방송 미국의소리(VOA)의 논평요청에 “대북 제재는 그대로 유지되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이행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다. 유엔은 이번 선박 압류 문제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미국 포함)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북한이 친북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고 추후 시행될 수 있는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경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운항 중이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화물선 국적을 숨기는 ‘이중 깃발’ 수법으로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며 석탄과 중장비 등을 수출입 하는데 사용된 혐의로 미국에 압류됐다.

최초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조사한 인도네시아 해군은 배의 선장을 포함해 25명의 선원 전원이 북한 국적자였으며 북한산 석탄 2만5천500t을 싣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 남포에서 출발했음에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깃발을 달고 있었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도 켜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AIS를 켜지 않은 것은 명백한 국제 규정 위반이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석탄 운송 허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포를 결정했다. 배에서 압류한 계약서에 의하면 해당 선박 선적 화물의 가치는 299만달러(약 35억5천만원)어치로 드러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올해 3월 공식 발표를 통해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러시아 화물선과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을 계획했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 발표 후 지난 9일 미국 법무부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불법 북한산 석탄 선적과 중장비 수송을 통한 국제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령 사모아섬에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해둔 상황이다. 같은 날 미 국무부는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선박 몰수를 위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북한은 반발했다. 김성 북한대사는 지난 20일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행위를 비난하는 서한도 보냈다. 유엔은 이번 선박 문제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된 문제로 안보리 이사국(미국 포함)이 함께 다뤄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고서 발표 후인 3월부터 고수하고 있다.

김성 북한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선박 억류는 북한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류된 선박은) 북한 재산”이라며 북한의 재산을 압류하는 것은 북한 주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미국을 비난함으로써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북한 소유임을 강조했다.

미 법무부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행위에 관련됐으며, 범죄수익에 연관된 자산이므로 강제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김성 북한대사의 기자회견 후 “국제적 제재는 그대로 유지되고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이행돼야 한다”고 외신들에 전하며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미관계 진전을 위한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5분간 진행된 짧은 기자회견 동안 김성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돌려달라는 주장만 강조하고 오토 웜비어 사망 문제 등 기타 예민한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한 채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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