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 브렉시트 숙제 남긴 채 총리사임 발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2년 11개월 만에 떠나는 英 두 번째 여성 총리…브렉시트 난항 예상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5 12:02:32

▲24일(현지시간)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총리직 사퇴를 발표하면서 성명서 마지막에 ‘사랑하는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가져 감사하다’는 발언을 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The Guardian 캡처]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를 원만히 이끌어내지 못한 책임을 지고 결국 총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오는 6월 7일 집권 보수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내각제에서 집권당 대표직 사퇴는 곧 총리직 사퇴를 의미한다.

이로써 메이 총리는 2016년 7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에 취임해 그해 6월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국을 이끌어 온지 약 2년 11개월 만에 브렉시트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한 채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관저 문을 열고 나와 마련된 마이크 앞에 선 메이 총리는 “총리로서 제 뒤에 있는 문을 통과해 들어간 순간부터 저는 영국을 소수의 특권층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나라로 만들고자 애써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국민의 브렉시트 선택을 언급하며 “3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민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면 (정치인으로서) 그 선택을 이행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의무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슬프게도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총리가 그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 국가에 최대 이익이라는 생각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해 말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해 영국 하원에 승인투표를 세 차례 상정했으나 야당과 보수당 내 강경파의 반대로 번번이 부결됐다. 특히 1차 승인투표에서는 무려 230표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반대표가 나와 메이 총리의 리더십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메이 총리는 성명서에서 영국여왕께 자신의 사퇴의사를 알렸고 사퇴과정이 마무리될 때 까지 여왕의 총리로서 소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 끝에서 메이 총리는 출신배경이나 피부색 등과 관계없이 영국 국민 모두 함께라면 “위대한 미래”가 있다면서 영국민의 단결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저의 인생에서 영광이었던 총리직을 곧 떠날 것이다”면서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이지만 마지막은 분명 아닐 것이다”고 총리는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에 대해 무한히 오래도록 감사의 마음을 가질 것”을 표하면서 메이 총리는 끝내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며 돌아서 관저로 들어갔다.

메이 총리의 사임발표로 영국 보수당은 곧 새 당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임 당대표가 영국 총리직을 승계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가 보수당원 8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임 당대표 후보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1위,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 장관이 2위로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브렉시트 강경파로 알려져 있어 메이 총리 이후 영국과 EU측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관측이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