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이냐 ‘릴 베이퍼’냐…액상 전자담배 맞대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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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첫날부터 품절대란…신종 전자담배 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7 13:15:54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간 궐련형이 주도해왔던 우리나라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주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의 국내 상륙으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 미국 전자담배 시장을 선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쥴의 판매에 따라 KT&G도 ‘릴 베이퍼’를 선보여 해당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소비자들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KT&G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인 ‘릴 베이퍼’와 전용 카트리지인 ‘시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시드 올인원’ 등을 27일 출시했다. 해당 상품들은 편의점 CU와 릴 플래그십 스토어 릴 미니멀리움, 인천공항 면세점 등에서 판매한다.

국내 1위 담배업체인 KT&G가 릴 베이퍼를 선보인 배경은 ‘쥴’의 국내상륙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쥴은 지난 24일 국내에서 유통을 시작했다. 2015년 출시한 쥴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쥴을 피운다는 의미의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킬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쥴의 출시에 국내 소비자들도 많은 관심을 표현한바 있다. 실제로 쥴은 출시 첫날 오전부터 완판 행진을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냄새나 담뱃재가 없다는 장점 등으로 애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흡연을 위해 ‘스틱’이 필요한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액상이 충전된 기기만 들고 다니면 흡연이 가능해 휴대성까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등장으로 전자담배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전자담배 시장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주도하고 있었다.

KT&G가 쥴이 출시한지 3일 만에 제품을 내놓은 배경으론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KT&G는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국내시장에 출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도했음에도 아이코스 출시 6개월 후에나 대항마 ‘릴’을 내놓으며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늦은 시작 때문에 아이코스의 점유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이코스의 권렬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G가 이번에 내놓은 릴 베이퍼는 길쭉한 USB처럼 생겼다. 폐쇄형 시스템(CVS) 전자담배다. 기기 본체에 액상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흡입하는 방식으로 흡연할 수 있다. 카트리지에 해당하는 시드 한 개는 담배 한 갑에 해당한다. 릴 베이퍼의 가격은 4만원이며 시드는 개당 4500원이다.

일회용 제품 시드 올인원은 액상 카트리지가 내장된 일체형 제품이다. 담배 한 갑 분량이다.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어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은 개당 7000원이다. 릴 베이퍼는 기존 액상 전자담배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액상 담배 소모량을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다.

쥴도 릴 베이퍼와 마찬가지로 길다란 USB의 형태를 가졌다. 카트리지는 팟으로 불린다. 팟 한 개도 시드와 마찬가지로 담배 한 갑에 해당하는 데 약 200회의 흡입이 가능하다. 쥴의 가격은 3만9000원이며 팟의 가격은 4500원이다. 다만 팟은 2개가 동봉된 제품을 9000원에 구입해야 한다.

쥴이 기기 본체를 쥴, 카트리지를 '팟'으로 부른다면 KT&G 제품은 릴베이퍼와 카트리지 '시드'로 구성됐다. 시드 한 개는 팟과 마찬가지로 담배 한 갑에 해당한다. 쥴에는 액상담배를 얼마나 흡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쥴과 릴 베이퍼가 연달아 출시하며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둘러싼 점유율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니코틴 함량이 낮은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쥴은 한국 유해물질 관련법 등에 따라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낮춰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쥴의 니코틴 함량은 3~5% 수준이다. 릴 베이퍼의 니코틴 함량도 같다.

비교적 낮은 니코틴 함량 때문에 소비자들은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에 대한 ‘타격감’을 지적하는 분위기다. 한 쥴 사용자는 “담배를 피는 것 같지 않고 가습기를 입에 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른 사용자들도 흡연에 따른 타격감이 약하다는 점 등 기대 이하의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 성능에 실망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가 출시 초기며 많은 사용자들이 호기심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당 시장을 둘러싼 경쟁구도는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휴대성이 뛰어나고 냄새가 약하다는 장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배경 아래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과 달리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KT&G 관계자는 “이번 출시된 ‘릴 베이퍼’와 ‘시드 올인원’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이다”며 “KT&G는 독자적인 기술로 일반 담배·궐련형 전자담배에 이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도 선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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