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헝가리 유람선 사고 이어지는 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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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수부 투입 검토···헝가리는 안전 등 이유로 선체인양 고려중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03 15:06:16

▲ '허블레아니'호 사고 후 다뉴브강 인근에 추모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는 헝가리정부에 실종자 수색을 위한 잠수부 투입을 요청해둔 상태다. 사진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헌화하는 헝가리 시민들 [사진=뉴시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현장에 추모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다. 헝가리 현지인들과 교민들, 사상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다뉴브강 어귀에 꽃과 촛불, 편지를 남기며 ‘허블레아니’호 사고를 추모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대형 크루즈 선박과의 충돌로 사고가 난 유람선에는 한국인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 승무원 2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한국인 중 사망자 7명, 실종자 19명이 발생했다.

한국은 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한국 잠수부 투입을 통한 실종자 수색을 검토 중이나 헝가리는 유속 등 잠수부들의 안전을 고려해 선체 인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궂은 날씨 탓에 사고 후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들은 가족친지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며 다뉴브 강에서 촛불을 켰다.

한국정부는 신속한 실종자 수색을 위해 2일부터 한국 잠수부 투입을 검토 중에 있다. 잠수부 투입을 위해서는 헝가리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나 헝가리정부는 안전 등을 이유로 6일에 선체 인양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헝가리 당국은 지난달 31일 두 차례 잠수부를 투입해 선체 진입을 시도했으나 빠른 유속과 늘어난 수심 때문에 잠수부들의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현지에 급파된 정부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 송순근 육군 대령(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인양부터하면 선체 파손과 시신 유실 우려가 있어서 안된다는 우리 입장을 헝가리정부에 강력히 전달했다”면서 “한국은 세월호 참사 등으로 수중 수색 경험이 많다는 점을 들어 헝가리정부를 설득 중이므로 헝가리정부가 한국 잠수부 수색 작업을 승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헝가리 크루즈 동맹은 지난 1일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하던 순간의 상황을 담은 7분22초 길이의 영상을 공개했다. 헝가리 크루즈 동맹은 홈페이지에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바이킹 시긴’호가 법규에서 금지된 추월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바이킹 시긴호 선장의 책임에 무게를 뒀다.

헝가리 언론 인덱스 등은 크루즈 동맹이 공개한 동영상을 분석 후 “바이킹 시긴호 승무원들이 물에 빠진 허블레아니호의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 등을 꺼내 던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어떤 연유인지 모르게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운항을 계속하여 추가 승객 구조 활동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헝가리 언론은 전했다.

구속 상태인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64)의 변호사는 “선장은 항해 규정을 따랐고 굵은 비가 내려 시야가 제한되는 바람에 사고를 피할 길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에 구명조끼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승객 중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참사를 키웠다는 평가다. 국내 한 매체는 헝가리 사고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람선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여전히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여전한 안전불감증을 비판했다.

[여이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여이레 기자 iry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