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한진그룹 후계, 조원태 체제 적법성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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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조 회장 선임 적법성 따진다’…삼남매 갈등도 골치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05 11:52:32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을 맡으며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했지만 그룹 안팎에 산적한 문제가 조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KCGI는 조 회장의 선임 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진그룹 삼남매의 갈등도 조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KCGI의 투자목적 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검사인 선임 소송을 냈다. 그레이스 홀딩스는 조원태 회장의 선임과 관련해 적법하게 상정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려 한다. 동일인 변경 신청서 등 사건본인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 조원태 대표이사를 ‘회장’으로 기재하였는지 여부에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조 회장의 선임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회장이라는 명칭을 보도자료,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등에 기재한 경위와 그 지시자를 확인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15.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1대 주주가 지분 17.84%를 보유한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사실상 1대 주주로 평가된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조양호 전 회장의 퇴직금, 퇴직위로금 지급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제기에 나섰다. 퇴직금,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을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냐는 것이다. 퇴직금·퇴직위로금을 지급했다면 그 액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퇴직금·퇴직위로금 지급을 위한 이사회 결의에서 구체적인 논의과정 등에 확인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에 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는지 여부 (있다면 그 내역)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에 대한 이사회의 결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는지 여부 (있다면 그 내역)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의 제정 주체 △사건본인의 설립 이후 현재까지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에 따라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이 지급된 적이 있다면 각 지급대상, 지급시기, 지급액수 및 관련 이사회 결의에서의 구체적인 논의 내역 및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의 명단 △사건본인이 망 조양호 회장에게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 및 지급했다면 그 액수 △망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과 관련한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졌다면 해당 이사회의 구체적인 논의 내역 및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의 명단 등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조양호 전 회장의 유족에게 400억대의 퇴직금을 지급한 상태다. KCGI의 소송은 조 회장이 선친의 퇴직금을 통해 상속세를 내고 그룹을 지배하는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진칼 측은 그레이스홀딩스가 낸 검사인 소송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발밝혔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도 조양호 전 회장의 퇴직금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퇴직금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사실상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는 대한항공이 과도한 퇴직금 문제 질의와 관련해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며 “대한항공이 지배구조 문제 해소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걸었다.

조 회장의 선임절차와 선친의 퇴직금 지급 문제 등에 따른 외부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적 갈등도 조 회장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항공업계 안팎은 조 회장의 선임절차를 두고 가족간 갈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를 하고 있고 협의가 완료됐다고는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며 사실상 가족 간 갈등을 인정함과 동시에 아직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을 맡으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조 회장이지만 그룹 안팎의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이 짐으로 남아있는 모양새다.

전문가 등은 조 회장이 하루빨리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과거부터 오너리스크로 타격을 입었던 곳이다. 따라서 조 회장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해야 실적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둘러싼 문제가 심화될 경우 실적을 비롯한 경영에 대한 우려감이 피어날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