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캔맥주’ 가격 싸진다…국내 주류업계 ‘방긋’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식품·요식·유흥

50년만 주류세 개편…‘종량세’ 얻은 맥주, 가격경쟁력 확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07 12:50:01

국산 맥주도 ‘4캔 1만원’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50년만에 주류과세 체계가 개편되며 국산 맥주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맥주의 경우 종량세 체계로 전환되며 캔맥주의 주세가 대폭 줄었다. 아울러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주세 부담 차별이 사라지며 수입맥주의 가격은 오르고 국산맥주의 가격은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주류업계의 이익개선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7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주류세 개편으로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주류세 개편을 통해 국산 캔맥주의 주세부담이 큰 폭으로 경감된 까닭이다. 특히 소매채널을 중심으로 국산 맥주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소매채널은 저가 수입맥주의 공세로 국산 맥주가 난항을 겪던 곳이다. 이번 주세 개편으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 간 주세 부담 차별이 제거되며 가격경쟁력에서의 열위가 제거됐다.

정소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수입맥주의 공세로 인해 위축됐던 소매채널을 중심으로 국산 맥주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입맥주는 국내맥주 대비 세액이 60% 수준에 불과했고 판매가도 79%에 불과했다. 현행 주류 종가세 구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며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그간 수입맥주는 4캔에 1만원 판매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국산 캔맥주도 4캔 1만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이하·기재부)가 5일 발표한 주류 과세기준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주류 과세체계 개편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맥주의 주세는 리터당 830.3원으로 매겨진다. 캔맥주 기준으로 현행보다 리터당 주세가 291원 감소된다.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한 총 세부담은 415원 감소될 전망이다.

현재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국산 캔맥주의 가격은 500ml당 2700~2900원 정도다. 주류세 개편이 실시되면 산술적으로 4캔 1만원 구매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국내 주류업체들은 이번 주류세 개편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한 맥주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류세 개편을 통해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확보돼 판매량 증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이번 주류세 개편은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 간 불평등한 세율 적용을 해소하자는 공감대가 반영됐다”며 “다만 당장 개편안이 적용되는 게 아닌 까닭에 아직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흐름을 지켜보며 가격 정책 등의 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주류세 개편으로 해외 맥주의 국내생산 전환도 가능해졌다. 국내 주류 업체들의 이익 개선속도 증대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그간 종가세를 기반으로 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주세 차별로 맥주생산은 국내보다 해외생산이 유리했다. 그러나 주세 개편으로 오비맥주의 경우 해외 생산을 지속하던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 브랜드의 국내 생산 전환이 가능해졌다. 수입맥주 유통만 담당하던 롯데주류도 국내 OEM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수입맥주의 국내생산이 본격화되면 일자리 증진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정소라 연구원은 “해외 맥주가국내 생산으로 전환되면 국내 주류 업체들의 맥주 생산 가동률 상승으로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주류세 개편안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물가연동 최초 적용시기는 2021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세의 종량세 전환으로 캔맥주의 주세부담은 줄었지만 페트, 병, 생맥주 등의 가격부담은 커졌다. 주세 기준으로 페트타입 맥주, 병맥주 등의 세부담은 현행보다 각각 리터당 27원, 16원 등으로 커진다. 생맥주 주세부담도 현행보다 리터당 311원 높아질 전망이다.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한 총 세부담 기준으로 페트타입 맥주, 병맥주, 생맥주 등의 리터당 세부담은 현행보다 각각 39원, 23원, 445원 등으로 증가된다. 다만 생맥주 세율은 한시적으로 경감된다. 생맥주 주세는 2년간 리터당 664.2원이 매겨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생맥주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제맥주, 일부 맥주 업계 등을 감안해 한시적 경감으로 세부담 중립성을 유지하고 종량세 전환에 따른 적응기간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소주, 증류주 등 여타 주종의 주류세 개편은 맥주의 전환효과, 음주 문화 변화, 소비자 후생 등 측면과 향후 업계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