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하는 車업계, 도미노 갈등에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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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갈등 봉합 직후 한국GM 갈등 도래…현대차도 임단협 갈등 임박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18 12:26:02

국내 완성차업계가 부진 탈출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지속적인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이하·르노삼성)의 노사 분규가 해결됐지만 국내 완성차업계 곳곳에서 노조의 물리력 행사가 임박한 상황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1년 간의 분쟁 끝에 지난 14일 극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끊임없이 파업을 전개하는 등 실력행사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회사는 물론 지역경제가 막해한 피해를 입었다.

극심한 르노삼성 갈등의 봉합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에 평화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임단협 기간을 맞아 노조의 파업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GM 노조는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노동쟁의 발생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켰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한국GM 노조는 오는 19일과 20일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GM 노조가 쟁의권 확보에 돌입한 이유는 ‘사측의 교섭장 변경 요구에 따른 교섭 지연’이다. 즉 아직까지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 및 요구안 교환 등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쟁의권 확보에 돌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사측은 교섭장소를 기존 부평공장 복지회관 LR 대회의실에서 본관 서울룸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의 물리력 행사를 방지하고 교섭위원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복지회관 대회의실에서 사측 교섭위원들이 노조에 의해 감금된 사례가 있었으며 노조의 사장실 점거 등의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안전을 담보할 장소로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교섭을 지연시키기 위해 해당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측 모두 교섭자 변경에 대해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될 경우 즉각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조는 “교섭장소 문제로 교섭자체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은 국내 사업장 가운데 한국GM이 유일할 것이다”며 “교섭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은 사측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인상과 호봉승급, 성과급은 기본요소이며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신차투입 계획이 확정돼야 한다”며 “압도적인 쟁의행위 가결을 통해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교섭장소 이견 차로 인해 임단협 교섭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지난해 감금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에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장소에서 교섭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야기를 단절한 것은 아니다”며 “조속한 교섭 개시를 위해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이하·현대차) 역시 올해 순탄치 않은 임단협을 치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 최대 조직으로 대표적인 강성노조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8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4차례의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 초반이기 때문에 의견을 교환하고 있지만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원만한 임단협 타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임금 12만3526원(기본급 대비 5.8%) 인상 △성과급 당기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인원충원 △정년 64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로 모든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 노조는 파업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특히 올해 지부 임원선거가 있는만큼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위해 강도 높은 실력행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사측은 올해도 어김없이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앞세우고 있다”며 “당장의 실리보다는 미래의 고용안정, 민주노조 정신계승, 사회연대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극복하는 투쟁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아직 교섭 초반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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