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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를 위한 항변

스카이데일리 칼럼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08 07: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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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옥 부장(국제부)
결혼은 한 사람의 인생과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이 만나, 둘이 하나 되어 같은 길을 가겠다 다짐하는 아주 숭고하고도 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러나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공인의 경우는 조금 다른 듯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는 것이 곧 그들의 직업이기에, 결혼 같은 개인적인 인생사까지도 대중들에게 공개되고 공적 영역에서 다뤄지는 것이다.
 
삶의 무게를 지지 않는 결혼이 어디 있겠냐마는 공인의 결혼의 무게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결혼소식이 전해지는 순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수백 수천개의 관련기사가 나오니 말이다. 한류스타 커플로 사랑받았던 송중기·송혜교의 결혼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상대역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했다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스토리에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의 팬들까지 열광하고 그들을 응원했다. 불과 1년 8개월 전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결혼을 했던 송중기 송혜교 부부였기에, 지난 주 매체를 통해 이들의 이혼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대중들은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송커플’ 이혼에 대한 최초 보도 이후 사람들의 관심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수많은 관련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초반에는 송중기가 송혜교를 상대로 이혼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에 기반한 기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점차 두 배우의 개인적 불행을 앞세운 비뚤어진 관심으로 확장됐다. 송중기 측에서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린 순간, 썩은 고기를 향해 달려드는 하이에나 무리처럼 언론과 SNS는 남김없이 이를 소비했다.
 
송중기 송혜교의 이혼 소식 이후 포털사이트에는 ‘송중기 생가’ ‘송중기 탈모’까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으며 근거가 불분명한 ‘송중기 송혜교 궁합’, ‘송혜교 전남친’까지 기사화되기에 이르렀다. 몇몇 누리꾼들은 이들의 이혼소식을 패러디하여 합성 사진을 만들거나 말장난을 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나, 모 케이블 TV 방송에서는 얄궂게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재방송했다.
 
사실 이 커플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드라마 방영 순간부터 계속됐다. 촬영 이후 두 배우의 열애설이며 동반여행설이 몇몇 매체들에 의해 제기됐다. 그 과정에서 두 배우의 파파라치샷이 공개되기도 했다. 연예인, 특히 이들 같은 톱스타의 사생활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고 수많은 언론들은 대중의 관음증을 자극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이혼 소식이 알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이혼 사유에 대한 관심은 ‘지라시 유포’로 이어졌다. 지라시에는 송혜교와 최근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박보검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결국 소속사는 강경대응 하겠다고 나섰다.
 
대중의 알 권리와 공인의 프라이버시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언론의 고유한 권리이자 의무다. 아무리 톱스타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당사자들에게 상처가 되고 주변인들에게도 피해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대중의 영역도 언론의 영역도 아닐 터이다. 
 
언론인 김호성은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송중기 송혜교 커플의 이혼 소식을 다루며 언론의 재난보도준칙을 언급한 바 있다. 한국기자협회 재난보도준칙에는 재해 현장에서 피해 대상에 대한 취재는 가능한 한 거리를 두고 하며 피해자의 심리적 육체적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이 언급되어 있다. 이런 원칙은 인권 존중에서 출발한 것이므로 그 기본적인 정신은 개인의 불행한 사건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당사자들이 연예인이기에 사건보도가 조심스럽지 못했을 것이나, 그렇기에 더더욱 공인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사생활 침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히 다른 곳으로 옮겨 가겠지만, 비뚤어진 관심과 미성숙한 윤리의식이 가해한 상처는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족.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열심히 보지는 않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송중기의 열성 팬이었던 딸 덕분에(?) 배우 송중기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기자는 굳이 약간의 사심을 담아 (송혜교와) 송중기를 위한 항변을 해 본다. 대중과 언론의 ‘적당한’ 관심이 두 배우의 앞날에 응원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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