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소재 관련주 상승…일본 수출규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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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 대응···국산 소재 사용 비중 ↑

이은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7 10:45:24

일본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솔브레인, 후성,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동진쎄미켐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 관련주들이 상승했다.

일본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생산 중단 가능성은 극히 낮고 오히려 일본이 규제한 품목보다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소재 품목 수혜가 더 직접적이고 큰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본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에 대응해 국산 소재 사용 비중을 늘린다는 보도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지난 4일 한국의 압박수단으로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규제 대상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등 3개 품목이다. 그 중 반도체 생산의 핵심원료인 실리콘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Blank Mask), 리소그래피 장비 등이 포함돼 있다.

실리콘웨이퍼의 경우 일본산 의존도가 더 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실리콘웨이퍼의 수입 규모는 약 4억7000만 달러(약 5500억원)로 일본산은 전체 수입의 39.7%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본산 웨이퍼 의존도는 50% 이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실리콘 웨이퍼가 수출 제한 품목에 포함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TB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포토 리지스트는 일본의 JSR 독점 품목이나 벨기에 법인(EUV Resist Manufacturing & Qualification Center)에서 양산 중이며 이번 일본 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초고순도 불화수소도 일부 품목은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일본 업체인 스텔라 케미파와 모리타도 중국과 한국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 소재 조달에 차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측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직접 규제한 3개 품목 외 지정하지 않은 품목은 이미 국산화 됐다”며 “국내 반도체 업체는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을 위해 일본에서 인위적으로 조달했던 품목부터 일본 조달 비중을 축소하고 한국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관련 국내 특수가스(NF3, WF6, C4F6) 등 케미칼, 부품 업체에 대한 수혜 전망도 내놨다. 국내 특수가스 업체는 SK머티리얼즈(NF3, WF6, C4F6)와 후성(WF6, C4F6, AHF)이 대표적이며 국내 케미칼(Etchant, Slurry, Precursor) 업체는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 동진쎄미켐이 대표적이다. 국내 부품 업체에는 원익QnC, 하나머티리얼즈, SKC솔믹스가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 반도체 업체가 단기적으로 우회 루트를 통한 수입처 확보에 주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소재 업체의 체력을 키워줄 공동 R&D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 국산화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불화수소의 경우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가 식각 액을 주로 제조하는데 일본에서 수출을 규제하는 품목은 식각 가스다. 두 제품 간 적용되는 공정이 상이하다. 특히 빠르게 넓은 부분을 식각하기 위해서는 습식 식각 공정을 이용하고 세밀하게 좁은 부분을 식각할 때는 건식 식각 공정이 적용된다. 일본 업체들이 건식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 제조 기술력이 매우 뛰어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국산 식각 가스를 사용하려면 공정 변경과 테스트에 최소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율 하락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체는 우선적으로 우회 루트를 통해 해외의 고순도 식각 가스 수입처를 확보하는 단기적 방향으로 대응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소재 업체들에게 이번 일본 규제가 수혜로 작용될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가 일본을 잠재적 리스크를 보유한 국가로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소재 업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도 연구원은 “추후 반도체 제조 공정에 새로운 재료를 적용할 경우 우선적으로 국내 업체와 공동 R&D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은실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은실 기자 es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