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한국 영공침범 각국 입장 상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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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연합훈련은 미국에 악몽” 분석도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4 17:15:08

▲러시아 정찰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사건으로 초치된 마르첸코(왼쪽) 주한 러시아무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가 중국과 연합훈련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국 영공을 침범한데 대한 한·러·일 3국의 국가별 주장과 반응을 BBC가 보도하면서 이와 함께 중·러연합훈련이 미국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을 실었다.

23일(현지시간) BBC는 자국의 폭격기와 전투기가 ‘일본해(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예정된 루트로 비행했다는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과 함께 이에 대한 한국의 반박을 보도했다.

BBC는 이 사건이 ‘논쟁이 일고 있는 독도/다케시마’ 섬 상공에서 벌어졌는데, 이 섬은 한국이 ‘점령(occupied)’하고 있고 일본 역시 소유권을 ‘주장(claimed)’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가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으며 이어 A-50 러시아전투기가 두 차례에 걸쳐 독도 인근 상공을 침입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는 이를 부인한다고 보도됐다.

BBC는 러시아와 중국 전투기와 정찰기가 최근 몇 년 사이 문제의 영역, 즉 KADIZ에 들어왔으나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면서 러시아와 한국이 각각 주장하는 내용을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의 TU-95MS 전략 미사일 수송기 2대가 중국의 Hong-6K 폭격기 수 대와 함께 “공해” 상의 예정된 루트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코비라쉬 중장은 TV로 중계된 성명서에서 “두 대의 비행기가 3-4 킬로미터 간격을 두고 나란히 날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때 다른 전투기(한국 전투기)들이 11차례 추적해왔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한국 전투기가 논란이 일고 있는 섬(독도) 근처에서 “대열의 항로를 가로질러 전투기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위험한 작전 수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BBC는 코비라쉬 중장이 “러시아 군용기는 독도/다케시마에서 25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조종사들이 ‘상공에서 폭력행위(hooliganism)’를 저질렀다”며 비난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가 한국에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에 대해 불만을 전달했다는 코비라쉬 중장의 말을 실었다.

BBC는 이어 한국 측의 입장을 보도했다. 한국은 러시아의 첫 번째 영해 침범 중 80발의 경고사격을 했으나 러시아 A-50이 해당 지역을 벗어났다가 다시 한국 영해로 침입해 280발의 추가 경고사격을 한 것으로 보도했다.

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러시아 안보실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중국에도 KADIZ 침해에 항의했으나 중국은 오히려 KADIZ(한국방공식별구역)는 영공(領空)이 아니므로 어느 나라든 그곳을 지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일본대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자국의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한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BBC의 군사 전문가 조나단 마커스는 분석 기사를 통해 러시아·중국이 이번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벌인 ‘연합훈련’은 “중국·러시아의 군사적 관계가 돈독하다는 걸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러 관계가 공식적인 동맹의 성격을 띠지는 않지만 양국의 연합훈련은 규모가 크고 복잡한 성격을 지닌다고 평했다.

마커스는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어느 정도의 긴장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한층 가까워진 경제적 외교적 유대관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봤다. 무엇보다도 양국이 서방의 자유민주주의에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으며 나름의 대안적 모델을 추진하려 한다는 공통점이 두 나라를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쇠퇴 일로에 있으나 여전히 기가 꺾이지 않는 러시아와 향후 기술·경제력에서 현재 미국의 위치를 넘보는 중국이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는 지금의 상황은 미국에 있어서는 악몽이자 매우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