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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잇따른 전쟁 발언으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국민들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한다. 북한은 지금 최악의 경제사정으로 최악의 위기에 몰려 있다. 북한정권의 위기는 자칫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좌장격인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통해 핵보유를 공식 인정받는다면 이후 경제재건을 위해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이 그래서 있다. 생존성 확보가 그만큼 선결과제가 됐다는 의미다. 북한은 정변이 일어나면 삽시간에 전국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북한 정권은 지금 사면초가의 퇴로에 몰려 두려움에 떨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기간 이런 북한에 퇴로를 열어주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일이다. 실제 북한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우리는 철저한 안보태세 확립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대범함을 갖고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진은 국산 명품무기 중 하나인 K-9 자주포 사격훈련 장면. <사진=뉴시스>
북한의 잇따른 도발적 발언으로 한반도가 예의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잊을 만하면 들어온 ‘서울 불바다’가 이번에는 ‘핵타격’, ‘핵찜질’, ‘청와대 박살’, ‘전면전’, ‘제2의 조선전쟁’ 등으로 강도가 한층 세졌다.
북한은 나아가 남북 간 평화의 기본 틀이자 약속인 남북 불가침 합의를 전면적으로 폐기함은 물론 정전 협정도 백지화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이 이처럼 강공으로 나오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분분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의 생존카드가 이제는 많지 않아졌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핵카드’는 북한 정권을 유지시켜줄 최후의 동아줄이다. 이미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북한은 미국을 향해서도 ‘워싱턴 불바다’ 협박을 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핵카드를 이용한 전면전 운운 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사면초가에 빠져 있음을 자인하고 있는 격이다.
6·25 전쟁은 김일성에 의해 은밀하면서도 전광석화처럼 일어났다. 북한은 당시 사전에 크게 떠벌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평화공세를 취했었다. 북한의 이런 기질이 변했다고 보기 어렵다면 최근의 북한 행동은 생존의 위기가 닥친 것을 직감하고 두려운 마음에 마구 짓어대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북한의 강경태도 이유는 외견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2094호이지만 그것은 핑계감일 뿐이다. 안보리의 경제제재를 통한 ‘아사작전’은 북한에게 잘 먹히지 않아왔다. 외교적인 고립을 통한 ‘왕따작전’도 북한에게는 별 소용이 없었다. 안보리 제재는 그동안 별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번에도 북한의 국내외 동선을 압박하는 조항이 권고에서 의무로 바뀌는 등 수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유엔 회원국들이 이를 충실히 지켜줄지는 미지수다. 유엔 회원국중 대북제제 결의안 이행실태를 보고한 나라는 지금까지도 절반도 안 된다. 특히 북한의 수출입 물동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 유엔 결의에는 동의하면서도 대북 제재는 미온적이었다.
안보리 좌장 격인 미국이 북한을 마음껏 요리하지 못한 결과가 오히려 핵무기를 갖게 하는 틀만 제공했다. 북한은 이제 미국으로부터 핵무기 공식 보유를 인정받아 ‘최후의 생존성’을 확보한 뒤 경제재건(개혁·개방)에 나서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정권이 살아남는 길의 끝에는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재건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면서 경제부흥을 위한 개혁·개방을 시도해 왔다. 체제도 지키고 경제도 재건하는 중국식 모델을 따라해 보려 했지만 지금까지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 당장은 불가능해졌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한다는 것은 곧 체제붕괴로 이어지는 수순인 탓이다.
체제붕괴는 곧 북한의 권력층들이 일거에 생명을 잃거나 망명하는 일이다. 그것도 아주 비참한 최후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는 점에서 경제재건은 일단 후순위로 밀렸다. 초강력 독재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전제하지 않을 수 없는 개혁·개방은 결국 지금 시점에서 북한 정권에게 ‘그림의 떡’이 됐다.
따라서 핵무기 보유는 그림의 떡을 실제 갖기 위한 개혁·개방으로 가기 위한 수순일 개연성이 높다.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를 공식 인정받아 여하한 체제를 유지하는 생존의 울타리를 만든 이후에는 사실 가능한 시나리오리다.
북한은 우선 정치·경제적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내부단속이 다급해졌다. 북한의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든 전쟁이 나서 죽든 이판사판’이라는 여론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그 반증이다. 자칫 자생적 정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정변이 한곳에서 일어나면 삽시간에 북한 전역으로 확대될 것은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생존환경이 한계에 직면해 있다.
스카이데일리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탈북자 황철씨의 원고 ‘북한 생활기’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더 이상 북한 정권에 속지 않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더 이상의 독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체제붕괴의 전조증상이다.
북한 정권이 이를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내부단속은 곧 긴장의 고조 이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 핵무기는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강력한 생존환경이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안보리가 그동안 ‘맹탕 제재안’을 내놓은 것은 북한 정권에는 이처럼 이롭게 작용했다. 이번에도 그와 마찬가지가 됐다.
거듭 강조하지만 체제수호를 위한 몸부림의 극단적 표현들이 마구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은 북한의 내부사정이 급하다는 반증이다.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체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는 증거다. 전쟁 운운하면서 개성공단만은 유지하는 북한의 이중성에서도 그것이 잘 드러난다.
우리가 갈 방향은 정해졌다. 북한은 어차피 오래가지 못할 정치적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봐야 한다. 사실상 코너에 몰려 있는 신세를 자꾸 드러내고 있는 것도 잘 봐야 한다. 따라서 북한(정권)에게 일정기간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 그 퇴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남북한에 전운이 감도는 일이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도 있는 만큼 지금은 북한을 전략적으로 달래야 할 시기다. 동시에 실전에 대비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가야 한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기에 미국의 핵무기 ‘이격능력’(재반격)에 의존하는 일 역시 불가피해졌다.
한반도는 북한 정권의 필요에 의해서든 아니면 북한 정권이 코너에 몰려서든 전쟁의 위협이 고조됐다. 문제는 전쟁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해도 우리가 동요하지 않는 자세다. 북한이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도발을 감행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통일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대범함을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북한의 강경발언에 두려워하면 북한은 생존성 증대를 위해 전운을 조성하는데서 나아가 진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북한 정권이 지금 최악의 어려움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본다면 대범함을 견지할 수 있다. <스카이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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