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급락에 난감한 철강업계…수익성 개선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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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 80달러대까지 떨어져…가격 인상 명분 약화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2 12:46:48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던 철강업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재료 가격에 대한 비용 부담은 덜게됐지만 고객사와의 제품 가격 인상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끊임없이 오르던 철광석의 가격이 최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톤당 최고 125달러를 기록하는 등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초 9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최근에는 약 8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지난달부터 브라질과 호주의 공급차질이 해소되고 최근 미국 정부가 내달부터 중국산 철강제품 등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을 덜었지만 자동차용 강판, 조선용 후판 등 가격 인상의 명분은 약화됐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가격 인상이 꼭 필요하지만 원가를 절감하려는 고객사와의 줄다리기는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5719억원, 영업이익 23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8.1% 감소했다.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3213억원 △영업이익 1조686억원 △순이익 6814억원을 기록했다.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상대적으로 순항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올 2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7% 감소했다.

철광석 가격 인하와 더불어 조선업 등 업황이 개선되지 않은 점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 빅3는 올 상반기 목표수주액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선박 발주가 적은 상황에서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철강업계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건설업계 역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사업 부재로 인해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아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달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이하·HBSI) 전망치는 68.2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HBSI는 건설업체 등 공급자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전망이 밝을 것을 의미하고 미만은 부진할 것을 뜻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이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정상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아직 극복해야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연초 70달러대부터 이후 120달러까지 상승한 철광석 가격이 현재 분산 반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추가 반영될 예정으로 제품가격 인상이 여전히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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