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줄였는데도 치솟은 인건비…유통업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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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 여파인가…롯데쇼핑·이마트 등 유통공룡 반기 이익 감소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2 14:26:01

경기불황 여파 등으로 유통업계가 침체기를 걷고 있는 가운데 치솟은 인건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2년 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업계의 인건비를 상승시켰다. 매출과 이익규모가 떨어지고 있는 유통업계에 치솟은 임금이 머리아픈 숙제로 자리한 상태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롯데쇼핑이 직원들에게 급여 및 상여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연결기준 총 6925억8402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6533억8647만원에서 훌쩍 뛰었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7530원에서 10.9% 인상된 8350원이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원 운용에 효율성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 상승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판매촉진비도 상승된 모습을 보인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판매촉진비는 지난해 상반기 590억5622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촉진비 678억8914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3076억4844만원에서 2967억6361만원으로 떨어졌다. 실적 하락의 배경엔 최저임금상승,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여파가 작용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인건비 상승과 이익 하락 등은 인원 감축을 실시했음에도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 우려를 키운다. 지난 상반기 롯데쇼핑의 직원 총 수는 2만4697명으로 지난해 말 2만5083명에서 500명 가량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최저임금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롯데마트 직원 수는 지난해 말 남성 3805명, 여성 9563명 등에서 올해 상반기 남성 3766명, 여성 9508명 등으로 줄었다.

이마트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 분기 창사 이래 처음이로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마트의 상반기 급여액은 연결기준 7144억2300만원으로 전분기 5842억5600만원에 비해 크게 뛰었다. 반면 직원의 수는 올해 상반기 2만5850명으로 지난해 말 2만6018명에서 줄었다. 롯데쇼핑과 마찬가지로 인원을 감축했음에도 인건비가 상승한 결과와 마주한 것이다.

인건비 부담이 커짐에 따라 이마트의 지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44억1165만원으로 전년 상반기 2068억6667만원에서 크게 줄었다. 특히 2분기 기준으로는 298억806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의 이익도 줄어드는 악순환에 마주한 것이다. 업계 안팎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지나친 인건비 상승이 부작용을 나타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진 와중에 이익은 줄고 있는데 인건비를 올려 대형마트 등이 직원을 감축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원을 줄였음에도 이익 폭이 줄어든 점에 인원 감축이 더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최저임금 정책이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방향성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란 이름 아래 최저임금을 크게 올렸지만 경제성장은 고사하고 오히려 경제는 나빠졌다”며 “최저임금 차등화 등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수정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