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B 예타 통과 정치적목적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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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9 02:02:17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각종 정책들이 난무하는 모양새다. 최근 국토부는 수도권 서남권 교통혁명 선도할 신안산선의 실시계획을 승인하는가 하면 지난 21일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의 동서 급행 철도다. GTX-B노선은 2014년 첫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편익대비 비용분석(BC)값이 0.33으로 나타나 사업추진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청량리까지 가던 노선을 남양주까지 연장하고 남양주 진접을 비롯해 다산 신도시 등이 조성되면서 이를 등에 업고 가까스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9월 초로 발표가 예정된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차기 교통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잠실이 개발되고 서울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전철이 뚫리면서 수도권 시민들은 개발과 호재라는 용어들에 익숙해졌다. 특히 교통 호재는 지역 집값의 등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곤 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추후 교통대책에는 자기가 사는 곳에 관련된 대책들이 선정되길 고대하곤 한다.

사실 이 같은 희망은 전 재산을 부동산에 올인하는 우리의 투자 방식이 문제지만 지난 시간 강남과 강북, 신도시로 대변되는 일산과 분당의 차이를 통해 학습됐기 때문이다. 일산과 분당은 1990년 중반에 조성된 1기 신도시다. 일산과 분당은 같이 출발한 신도시지만 일산과 분당의 집값은 천지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당이 천당 아래 분당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승했지만 일산은 서울에 직장은 둔 30~40대 가족들의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듣고 있다. 사실 일산의 생활 편의시설은 분당에 뒤지지 않는다. 중심가는 물론 아파트 주변으로 마트를 비롯해 영화관, 백화점들이 자리했으며 아이들의 교육여건 역시 크게 뒤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두 도시에는 한 가지 극명한 차이가 있다. 수도권 시민들의 발이라 할 수 있는 지하철이다. 일산이 지하철 3호선 하나에 매달리다 겨우 경의중앙선이 들어온 사이 분당에는 분당선을 비롯해 서울의 중심업무지구인 강남으로 바로 달려갈 수 있는 신분당선이 개통됐다.

이를 통해 분당에서 서울은 광화문에서 시청을 가는 것만큼 가까워졌다. 또한 분당은 경강선과 3호선, 에버라인 등 무려 8개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시로 변신했다.

지하철의 편리함은 일산의 집값을 고착화시킨데 반해 분당의 집값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 같은 현실을 통해,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고속철도가 지닌 힘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위정자들은 자신의 지역구를 위해 각종 교통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일명 민심을 잡기 위한 선심 정책인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이 공약(公約)이 아닌 순간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빈 공약(空約)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의 경우 2008년 위례신사선·위례트램선, 위례 8호선 개통 등 다양한 광역교통 개선 대책 안이 나오긴 했지만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교통호재가 집값을 견인하는 요소인 만큼, 이를 이용해 표 몰이를 한 셈이다. 당선자야 표를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겠지만, 개통 시까지 목을 빼고 매달려야 하는 시민들에게는 또 다른 고역이고 고통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유권자가 해야 할 올바른 선택은 선심성 공약과 행정에 속지 않는 것이다. 해당 공약이 자기에게 주는 이득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해당 정책이 실현 가능한지, 이유가 합당한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표는 하나지만, 그 표가 모인 힘은 10이 되고 100이 되는 법이다. 부동산 역시 국민들의 기대와 움직임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공약이 ‘속빈 강정’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올바른 정책인지 실행 가능한 일인지 판단할 수 있는 시민의 지혜가 필요한 법이다.

이철규 sicsicm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