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다시 고개 드는 ‘신동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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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심 앞둔 신동빈…뇌물 혐의 형량 확대 가능성 상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2 13:00:4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이 파기환송된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과 비슷한 쟁점으로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판례가 신 회장에게도 불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신 회장이 옥살이를 하며 롯데그룹은 리더십이 부재한 가운데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다만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고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구치소에서 출소할 수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가 신 회장이 자금출연 요구 등에 수동적으로 응한 ‘피해자’라고 본 점이 감형의 배경이다.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후 롯데그룹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먼저 지난해 말 실시된 정기임원인사서 부회장급인 4명의 BU장 중 2명이 교체됐고 계열사 절반이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이후 사장단 회의에서도 신 회장은 혁신을 강조하며 ‘뉴롯데’ 구축에 속도감을 냈다. 신 회장은 유통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드리운 와중에 해결책 마련에 앞장서기도 했다. 롯데그룹에 신 회장의 리더십이 강조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결을 파기환송하며 롯데그룹 전반에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의 혐의 중 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에 대해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하라고 결정했다. 대가성이 있는 묵시적 청탁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에 신 회장에 대한 형량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 회장도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은 신 회장에게 참조 판례가 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도 2심 판단을 깨고 파기환송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대법원은 유무죄의 법리적 판단만 한다. 형량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는다. 이미 신 회장의 뇌물공여죄에 유죄 판단이 내려진 만큼 3심에서도 유죄 판단이 유지될 경우 형량에는 변화 없이 집행유예가 확정된다. 하지만 대법원이 경영비리 사건 관련 횡령 등 혐의에 대해 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하면 신 회장의 형량이 바뀔 수도 있다.

신 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는 아직 미정이지만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으로썬 2심 판단이 유지되길 바라고 있지만 파기환송 될 경우 롯데그룹은 또 다시 리더십 부재라는 암초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최근 롯데그룹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등으로 한·일 갈등이 확대된 가운데 국적논란이 일며 기업 이미지와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상태다. 또 호텔롯데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기도 하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지울 수 없다. ‘신동빈 리스크’가 롯데그룹에 뼈아플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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