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될라…SK·LG 배터리 분쟁 국익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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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산업 전반 위기감 고조, 소모적인 소송전 지속 양상

장수홍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3 12:46:32

SK이노베이션(이하·SK)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 관련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관련업계에선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여파로 배터리 산업 역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국내기업 간 소모적 싸움은 국익 측면에서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분쟁은 지난 2011년 11월 LG화학이 SK에게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LG화학의 리튬이온분리막의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게 주요 골자다. SK 역시 특허심판원을 통해 무효심판 청구를 했고 특허심판원은 SK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지난 2013년 LG화학은 해당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특허법원에 제기했지만 특허법원은 취소 소송을 기각했고 그후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14년 마침내 양사는 국내 기업 간 불필요한 분쟁은 전체 국익 측면에서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합의를 거쳐 소송전을 일단락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양사는 지난 4월 배터리 사업 관련 분쟁이 다시금 발생했다. 이유는 지난 2017년부터 2년 간 LG화학의 76명 핵심인력이 SK로 이직을 하면서 관련 영업비밀이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이유에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SK가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LG화학 측은 자사의 기술유출로 인해 해외 완성차 업체 등 잠재적 고객을 잃었다고 설명하고있다. 이에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SK를 제소하기 시작했고 SK역시 자사의 정당한 권리와 사업 가치 보호를 위해 국내 법원과 ICT와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가 맞소송을 통해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지만 SK측은 대화가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소모적인 소송보다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을 보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는 만큼 최고위 경영진까지도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의향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LG화학은 “SK측으로부터 어떠한 대화 제의도 받은 적이 없다”며 “SK가 헤드헌팅과 전직자들을 통해 자사의 핵심인력 및 기술을 노골적으로 빼가서 생긴 문제인 만큼 제대로된 보상과 사과 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전향적으로 대화에 나설 수 없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면 양사의 소송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해 배터리 산업 역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 간의 소모적인 싸움은 양사 모두 득보다는 실이 크며, 나아가 전체 국익 측면에서 좋을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글로벌 대형 로펌을 통해 진행하는 소송전인 만큼 월 50억원에 육박하는 변호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소송기간은 알 수 없지만 보통 ITC의 결정까지 2년이 소요되는 만큼 그 비용은 1200억~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후발업체가 경쟁사의 핵심기술 및 영업기밀을 손쉽게 활용하는게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 먹거리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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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홍 기자 sh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