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아시아나 예비입찰…‘빅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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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한화 등 대기업 불참…애경·미래에셋·KCGI 등 3파전으로 마무리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4 13:48:59

‘역대급’ 매물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는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사모펀드(PEF) KCGI 등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매각 과정에서 주요 대기업들의 추가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3일 마감됐다.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3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예비입찰엔 공식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사를 밝힌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애경그룹은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삼성증권을 인수 주간사로 선정하고 세부사항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1위 투자은행 미래에셋대우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잡았다. KCGI의 경우 단독 입찰이 불가능해 전략적투자자(SI)를 적극 물색해야 했다. 어떤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애경그룹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사를 밝혀온 곳이다. 애경은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보유중이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사업 확대에 더 없이 매력적인 매물로 분류된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력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다. 애경그룹은 올해 5월에야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곳이다. 그 전엔 중견기업으로 분류됐다. 오랜 시간 대기업집단 핵심 계열사로 있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에 다소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KCGI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금 부족이 걸림돌로 남는다.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경우 앞선 두 곳에 비해 자금력이 탄탄하다는 강점을 가졌다. 다만 채권단과 금융당국 등이 장기적으로 항공업 경영·투자가 가능한 인수자를 선호해 왔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주요 인수군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대기업들은 불참한 것으로 확인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당초 재계 등은 SK를 비롯해 한화, GS, CJ 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해당 기업군들이 최근 항공관련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항공 산업에 뛰어들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적항공사 지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0여년 간 쌓아온 영업망과 국제적 네트워크망 등도 손에 넣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 매물임에도 주요 대기업들이 발을 뺀 배경은 막대한 부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5988억원에 달한다. 인수자가 신주 인수 등을 통해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이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점과 최근 항공업계의 업황이 나쁘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본 입찰에서 주요 대기업들의 얼굴이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매도자인 금호산업 측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이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향후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예비입찰을 거쳐 오는 10월 쯤 본입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과 CS 측은 이번 예비입찰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순 적격후보군(쇼트리스트) 압축 및 실사를 개시한다. 10월부터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및 경영권 양도(연말)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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