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평화경제론은 ‘시대착오적 몽상(夢想)’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17 00:02:00

문재인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평화경제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이미 공석에서 수 차례 남북 ‘평화경제론’을 강조해 왔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세계 어떠한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과 함께 남과 북의 비핵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며 “향후 30년간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북한과 경제통합을 이루게 되면 북한의 저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한 건축, 인프라 개발 활성화와 한반도종단철도(TKR·Trans Korea Railroad)·시베리아횡단철도(TSR·Trans Siberian Railroad) 를 이용한 국내 기업의 물류 효율화를 이룰 수 있으며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통한 중소기업의 인력공급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남북 경제통합 이전에 남북경협의 일환으로, 남북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자유로운 무역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위해선 김정은 독재 체제의 전반적인 체제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전환은 지금의 북한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 남북 경제통합도 아닌 남북경협 재개도 힘든 게 현실이다. 또한 경제통합을 이루기 위한 단계적 변화도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국내 총생산(GDP)는 우리 돈으로 35조 67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남한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대전 정도의 지방 광역시와 비슷한 규모다. 이 같은 수준의 북한 경제와 손을 잡는다면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남북 ‘평화경제’ 실현을 위한 경제통합도 문제지만 ‘정치통합’ 도 발목을 잡고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27일, 남북 두 정상은 남측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전문 및 3조 13 개항)을 발표했다. 이에 주식시장에선 남북 경협주가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0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올해만 북한은 10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강행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에도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남북이 공동 성명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의 결실이 단순히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진정한 통일의 의미는 경제통합과 정치적인 통합이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정책 기조는 경제적인 통합은 물론 정치적 통합도 힘들 것 같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정치적 통합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치기조에도 일치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계적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도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해양세력(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결속력 강화를 통해, 대륙세력(북·중·러)을 견제하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그동안 동북아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 카드로 한미일 공조 체제까지 이탈하려 하고 있다.

북·중·러를 중심으로 한 대륙세력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설계된 국가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정신으로 하는 대한민국과 근복적인 이념부터 다르다. 정치적 통합은 이념적 프레임이 같아야 공존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공동 대응해야 할 한·미동맹은 균열 정도가 아닌 최악의 상황이다. 정부는 일본과의 무역전쟁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하기로 결정한 후, 미국은 ‘한국 정부’를 ‘문재인 정부’로 언급하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비건 대표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위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과의 비핵화를 강조하는 것은 안보와 국방 경계태세를 더욱 무방비 상태로 만들 뿐이다. 또한 ‘경제통합’을 이룩하려면 북한의 정치적 통합이 우선되어야 헌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하는 ‘평화경제’는 북한의 무력도발과 국방에 대한 문제가 우선 해결되고 나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후 북한의 체제전환이 확고히 끝난 뒤에 남북경협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후에 남북 ‘경제통합’과 ‘평화경제’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대북유화’ 정책기조를 과감히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