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진단비 지급 대처하는 보험사의 또 다른 얼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덕용의 바른보험

보험가입자 보호 위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개입 필요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9-09-19 16:33:20

약관상 기재돼 있는 질병코드가 부합돼 질병 확정 진단 시 가입한 금액을 주는 진단비 보험, 현재 암보장부터 뇌와 심장, 치매, 각종 질병에 대해 크고 작은 진단비 보험이 보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중 보편적으로 가장 우선으로 챙겨야 할 보험은 바로 3대질병이라고 일컫는 암, 뇌, 심장과 관련된 진단금을 지급하는 건강보험이다.

이는 진단만 받으면 가입한 금액을 전액 중복하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치료비를 비롯해 생활자금까지 조금이나마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금액으로 준비하는 보편적인 보험이 됐다. 그러나 만약 해당 보장의 질병을 진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진단금을 보험회사에서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떨까. 이 중 뇌와 관련된 진단비에 대해 불편한 사실을 짚어 보고자 한다.

불과 한 달 전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님께서 뇌경색을 진단을 받았고 보험금을 청구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청구를 잘 마치게끔 상세히 안내해드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회사에서 조사를 나온다고 하면서 보험사 측에서 이상한 얘기를 했다고 재차 연락이 왔다.

보험사입장에서 봤을때는 뇌경색이라고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자문을 구하는 병원측에 서류를 검토하는 것에 동의를 해줄 것을 요구했고 새로 검사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피보험자인 아버님께서 뇌경색 진단을 거짓으로 받은 것도 아닌데 보험사측의 요구대로 응해줄 의무가 없는 것 아니냐며 현재까지는 동의를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보험사가 이에 동의를 하지 않을 시 본인들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보험사와 다툼 중이지만 보험사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을 수 없게끔 너무 일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에 보험가입자 측이 상당히 불쾌함까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들은 보험을 가입할 시 아무 문제없이 즉시 보상해줄 것처럼 늘 얘기한다. 하지만 위 사항은 얘기가 다르다. 이러한 사례는 실제 몇 차례 방송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뇌출혈 진단을 받았는데 뇌출혈이 아니라는 보험사측의 소견을 토대로 진단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보험가입자들의 주치의들도 의사다. 왜 이들의 소견은 무시한 채 보험사측에서 자문을 구한 병원측의 전문의 말만 믿고 판단을 내리는지 모르겠다. 누가 봐도 이건 정말 불합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간혹 억울해서 소송이라도 진행해보는 경우도 있지만 수령할 진단금이 크지 않을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보니 이내 포기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보험사가 이러한 점까지 노리는 것은 아닌지 개인적인 의구심까지 든다. 못 먹는 감이지만 한 번 찔러나 보는 식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근거와 가입자들의 주치의가 주장하는 근거에 대해 충분히 검증을 받아 비교·검토 후 억울한 경우가 없도록 조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늘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억울한 마음에 소비자들은 금감원도 접수하고 소비자 보호원에도 접수해본다고 하지만 대부분 원만한 해결을 보라는 답변만 돌아올 뿐 실제 현장에서 도움을 크게 받았다는 사람들은 거의 보기 힘든 게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이다.

이러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들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름만 있을 뿐이다. 즉 소비자는 보험금을 못 받아서 울고, 배신감에 또 울고, 어디가서 하소연을 못해서 다시 한 번 우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보험사와 보험금 청구를 두고 빚는 마찰 해결방법은 아직은 법적 소송 이외에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싸움으로 이어져 가입자 측에 정신적인 피해가 심각한게 현실이며, 앞서 말했듯 비용적인 부분도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쉽게 진행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간혹 차선책으로 손해사정사들을 고용해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의 대안이 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험사의 주장에만 끌려 다니며 결국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보험가입자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강력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권한을 대행 해서라도 가입자의 주장을 입증을 해줄 수 있는 조금은 가입자들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와의 싸움에 억울한 건 힘없는 개인이란 사실로 한 숨만 쉬는 일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민원을 책임져야하는 금융당국의 탁상행정이 마냥 슬플 뿐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