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구원투수 등판한 허민, 전방위 구조조정 촉각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게임

프로젝트 리뷰 결과따라 조직개편 불가피…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거론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26 13:55:59

▲ 허민 대표를 영입한 넥슨이 조직 쇄신 작업에 한창이다.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넥슨은 인력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넥슨 본사 ⓒ스카이데일리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합류한 넥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사내 개발 프로젝트 ‘솎아내기’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조직 쇄신의 일환으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허 대표의 역할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허민 대표를 경영진에 합류시킨 넥슨이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리뷰 검토를 공식화했다. 원점으로 돌아가 프로젝트의 면면을 살펴보고 역량을 집중시킬 프로젝트를 선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에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엔 역량이 집중되는 반면 전망이 나쁘거나 부실화된 프로젝트는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넥슨의 실적이 나빠진 만큼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9469억원의 매출과 128억원의 영업손실 등을 기록했다. 1조원대 매출규모가 깨졌고 영업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프로젝트 리뷰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리뷰를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존폐 여부는 내달 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넥슨은 개발 프로젝트 방향성을 확인하는 리뷰의 경우 그간 일정기간 텀을 두고 상시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넥슨 매각 불발과 함께 허 대표가 영입된 이후인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넥슨이 허 대표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할 공산이 높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허 대표는 과거 위메프를 운영하던 시절 실적이 나빠지자 직원 550명 중 150여명을 권고사직 방식으로 내보낸 전례가 있는 만큼 위기에 빠진 넥슨의 수장을 맡아 구조조정에 나설 거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넥슨의 리뷰도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뷰 결과를 토대로 프로젝트 ‘드롭(drop)’ 결정이 떨어지면 개발자는 다른 프로젝트로 전환 배치되거나 이직을 타진한다는 것이다. 드롭은 프로젝트 중단을 뜻하는 업계용어다. 게임업계서 드롭은 권고사직이나 실직과 유사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드롭 후 구체적인 전환배치 계획이 없다면 ‘회사에서 나가라’는 의미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직 넥슨의 리뷰 결과가 정확하게 나온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드롭된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가동되는 프로젝트는 적어지고 전환배치 대기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기자는 늘지만 그에 맞는 일자리가 확보되지 않는 셈이다.

넥슨은 이미 추석 전에 ‘프로젝트G’를 비롯한 다섯 개 프로젝트를 드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여명이 대기발령을 받았고 현재 절반가량이 새 프로젝트를 찾았다.

아직까지 넥슨 측은 인력 감축 계획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프로젝트 드롭에 따른 인력은 모두 전환배치 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허민 대표는 넥슨에 외부 고문으로 영입됐다. 허 대표는 과거 네오플을 창립하며 글로벌 히트게임으로 꼽히는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했다. 넥슨이 네오플을 2008년 3800억원 규모로 인수하면서 김정주 NXC 대표와 허 대표의 사이가 각별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던전앤파이터는 이후 넥슨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넥슨은 허 대표를 영입하면서 그가 설립한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원더홀딩스는 e커머스 플랫폼 ‘위메프’와 게임 개발사 ‘원더피플’, ‘에이스톰’ 등을 소유한 지주회사다. 이 투자를 두고 일각에서는 “허 대표의 몸값이 3500억원이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