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화재사고 느는데…국표원 ‘나몰라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제철·기계·에너지

발화 원인·사고 제품 확인조차 안해…“소관 업무 아니다”

이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01 11:31:23

▲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전동 킥보드 화재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검사 중인 전동킥보드(기사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사진=뉴시스]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전동킥보드 화재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성 관리를 수행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화재가 난 제품에 대한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국표원)으로부터 받은 전동 킥보드로 인한 화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1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2016년 1건 △2017년 2건 △2018년 4건 △2019년 1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4년간 화재 사고 사상자 수는 사망자 2명을 포함해 26명에 달한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안전성 관리를 수행하는 국표원은 화재가 난 제품과 발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해 질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표원은 17건의 화재 사고 가운데 지난 2017년 6월과 올해 5월 사고 총 2건의 사고에 대해서만 제품을 확인했다. 나머지 15건에 대해서는 제품 확인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 확인이 된 두 건마저 제품 전소로 화재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국표원은 지난 2017년 사고 제품의 동일 제품을 구매해 사고 조사를 실시했으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고 올해 사고 제품은 동일 제품 단종으로 사고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국표원은 발화 원인과 사고 제품을 확인하지 못한 사유에 대해 자신들의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을 추구하고 있다.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소방서와 경찰청 등이 화재진압과 현장 사고 원인 조사를 실시하고 경찰청이 피해자, 주변인, 사고 제품을 특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국표원은 소관 경찰청에 사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한편 국표원은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쳐 80개 전동 킥보드 모델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9개의 중국산 모델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국표원이 밝힌 해당 모델의 위해 정보는 △안전기준 초과 속도 주행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 증가 8건 △방수 실패로 오작동 등 사고 발생 가능 1건 △긴 제동거리로 사고 발생 가능성 증가 1건 △충전상태에서 화재 발생 위험 1건 등이다.

김규환 의원은 “많은 분들이 전동 킥보드를 가정 내 현관이나 베란다에 놓기 때문에 전동 킥보드로 인한 화재 사고가 특히 위험한 것이다”며 “국표원은 화재 사고 조사와 안전성 조사를 철저하게 실시해 국민들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함이 있는 제품은 시중에 유통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유진 기자 yj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