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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경제생활

독선의 정치 버리고 국민의 정확한 민심 읽어야 한다

조국 사태로 인해 대통령·여당 지지율 곤두박질…국민들 목소리 경청해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0-05 00:05:00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야고보서 1 : 22>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그야말로 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지난 3일 조국과 문재인 대통령 규탄 시위가 벌어진 광화문 광장에서의 전경을 보며 느낀 것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광화문을 중심으로 서울역 광장을 거쳐 숭례문에서 종로3가까지 이어지는 약 2km 길이의 10~12차선 도로를 군중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움직일 수조차 없을 정도다.
 
지난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 집회 이후 최대 규모 집회다. 여당이 놀랬을 것은 당연하다. 참석자들은 두 달간 조국 사태에서 보여준 집권여당의 비상식적 행태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게 나라냐’는 절박감으로 비정상적 국정 행태를 향해 조국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초동의 집회에 들떠 문 대통령은 민의의 소리라며 집회 이틀 후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조국 장관은 한 술 더 떠 “검찰 개혁 열망이 헌정 사상 가장 뜨겁다는 걸 느꼈다”고 우쭐했다.
 
광화문 시위 민심에는 문 대통령과 조국이 뭐라고 말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모두 검찰 개혁을 핑계로 상황을 역전시키려는 정치 꼼수로 느껴진다. 이날 집회 참석자 중 “검찰 개혁 필요하지만 가증스러운 조국은 안 된다”는 국민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이런 민심을 읽고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주위에서 보면 어림없지만 본인은 된다고 믿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자신이 믿는 대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또 믿으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런 것 같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집회에서 문 대통령 탄핵 등 거친 주장과 표현이 나온 데 대해 ‘내란 선동이자 쿠데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서초동 촛불집회와 달리 한국당이 동원한 시위”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태도로는 민심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지난 집회는 서초동 집회보다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서초동과는 달리 특정단체의 동원만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다. 온갖 위법 의혹에도 조 장관 일가 감싸기로 일관하는 문 대통령과 여당 정권의 명분 없는 오만과 불통에 대한 실망감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국민들이 나온 것 같다. 숫자에 의미를 두기보다 지금 민심의 주소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보다 더 큰 것을 믿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사실은 다른데 그렇게 믿고 싶은 게 민주당인 것 같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연일 떨어져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로 갱신했다. 부정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도 뚜렷하다. 이 같은 현상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조국 블랙홀이 문 대통령과 정권에 암(癌)덩어리가 된 것이다.
 
조국 사태 와중에 중산층이 벼랑 끝에 섰다. 문재인 정권이 3년째 밀어붙인 미증유의 정책실험 소득주도 성장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직장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직장이 있어도 재산세 폭탄과 사회보험 같은 준조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중산층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경제가 위기라고 말을 한다. 조국 사태에 열을 올리다가도 경제로 화제가 넘어가면 금방 긴 한숨이 이어진다. 지금의 경제가 정상이 아니라는 지표는 한두 개가 아니다. 경제의 총체적 성적표인 성장률은 지난해 2%로 내려앉은 경제 성장률은 올해 2%대 달성조차 불투명해졌고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돈을 나눠줘가며 만드는 일자리 외엔 일자리가 충분히 생겨나지 않고 있다. 더 크게 우려되는 것은 2019년 한국사회가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위기가 오는데도 위기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경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중산층은 신음하고 있다. 세금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알바) 때문에 3040대 세대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5060대도 성장률 정체로 가계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0여 년 전과 닮은 점이 또 있다.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만연과 노조 세력의 득세다. 문 정권은 표를 의식, 기업의 사기를 높이기 보다는 노동계에 찍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표에 현혹된 정치권은 나라 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지 않는다.
 
문제는 문 대통령에게 노(No)라고 말 할 줄 아는 가신들이 없다는 것이다. 관료들의 결기가 예년 같지 않다. 무엇보다 불길한 것은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 지독한 불안감과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는 심리인데 지금 그 심리가 무너져 가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의 청구서도 중산층의 목을 조르며 괴롭히고 있다. 복지 확대에 따라 고용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 비용이 급증하면서 내년에는 이들 보험료가 직장인 월급의 9%에 달하게 된다. 한 달 넘는 소득이 손에 쥐어보지도 못하고 준조세로 원천징수돼 빠져 나간다. 그럼에도 문 정권은 “개혁엔 몸살이 따른다” 며 한가롭게 철 지난 이념정책 실험이나 하며 국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대정부 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60대 이상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고령인구가 늘어 필요한 일이다”며 “글로벌 여건이 악화되면서 영향을 받았다”는 외적 요인 핑계를 대는 듯한 답변을 했다.
 
총리 답변대로 경제 난국이 온전히 경제주체의 의욕과 활력부터 되살릴 정책을 강구해야 맞다. 문제투성인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경제를 더욱 가파른 내리막길로 몰고 가는 것은 무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가슴을 짓누르는 사교육비, 주거 불안을 해소 할 수 있는 근본 해법을 정권이 함께 마련해야 할 때다.
 
요즘 청년들은 ‘노력을 해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 는 절망감에 빠져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를 포함한 구직 단념자가 54만 2000명에 달했다. 지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더구나 조국 사태로 청년들의 박탈감은 더욱 더 커졌다. 젊은이들의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3포 세대(연예·결혼·출산)등 신조어가 지난 10년간 유행해 왔다.
 
조국 임명으로 사회 정의와 윤리가 무너졌음을 문 대통령과 여당은 직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며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교수들, 법조계, 종교계, 대학교 학생 등이 앞 다퉈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며 조국 장관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최소한의 법조인 자격조차 없고 윤리 도덕도 갖추지 못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수치심과 모욕감을 넘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여러 여론 조사로 입증된 시중의 일반 민심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전국대학생연합도 지난 3일 오후 6시께부터 종로구 대학로 인근 마로니에 공원에서 전국 대학생 조국 처단의 날으로 1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50여 개 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민 대다수가 조 장관과 관련된 범죄 의혹에 경악하고 있음에도 조 장관은 수사에 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진심어린 사죄나 사퇴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권력형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약속한 문재인 정권은 이를 옹호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상식대로라면 조국 장관은 벌써 물러났어야 했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면서 빚어진 수많은 인사 참사의 책임자고 날만 새면 드러나고 있는 위선과 가식으로 그가 법무부장관 자리에 있어선 안 될 이유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장관 한 사람 때문에 온 나라가 이렇게 소란스러워서야 말이 되는가.
 
온통 조국의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경제의 파고가 높아질수록 말 돌리기식으로 이젠 민생이니 민생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하지말자. 지금 문재인 정권은 검찰 개혁 핑계로 조국 감싸기를 하면 안 된다는 분노한 민심의 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독선의 정치를 버리고 국민들의 정확한 민심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정쟁의 전쟁터가 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에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다니엘 2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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