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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경제생활

광화문 광장의 소리도 민의로 들어야 한다

조국 사태로 인한 후유증 우려…검찰개혁 앞서 조국 해임해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0-12 13:30:00

대저 명령은 등불이요 법은 빛이요 훈계의 책망은 곧 생명의 길이라”<잠언 6 : 23>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너무 오래 끄는 것 같다. 조국 사태가 벌어진 초기에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면 온 국민들이 두 편으로 갈라져 이렇게 시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달 넘게 쌓인 국민적 피로감은 압축 증기처럼 출구를 찾아 맴돌고 있다. 어느 한 쪽이 쓰러져야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국민 다수가 등을 돌린 조국 장관이 정황상 넉 다운될 확률이 높지만 승자도 그리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당 등 반대세력의 저항으로 인한 후유증이 워낙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조국 가족사의 시비가 가을 정국을 휘몰아치고 있다. 감히 말하건데 조국의 권력 의지를 과소평가한 것부터 잘못됐다. 연구실에서 남 흉보며 페북질이나 하는 샌님(교수) 정도로만 알았다. 속과 겉이 다른 나약하고 위선적인 강남좌파로 얕본 것이다. 온갖 특혜와 비리 의혹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깨어 있는 지식인일 것이란 착각은 참으로 순진했던 것 같다.
 
이제 국민은 그에게서 맹수의 본능을 봤다. 조국 가족들의 비리가 연일 터지면서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가족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법무부장관이 된 ‘피의자’ 조국의 반격은 매우 놀라울 정도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가 자신과 가족의 숨통을 조여오자 검찰의 심장에 창을 겨누며 공격자세로 전환하면서 은근히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사건의 중요성을 보듯 지난 조국이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국가조직인 법무부를 조국 가족 수사를 위해 총동원된 사조직처럼 장악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개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재산비례 벌금, 공보준칙 개정 같은 조치를 연달아 발표했다. 장관직은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 같으나 부끄러움을 아는 양심이 있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동쪽을 묻는데 시미치 뚝 떼고 서쪽이라고 대답하는 데는 정말이지 숨통이 막하며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작태는 대중동원 기법과 여론전에 능한 진보 정치인 운동권 출신들의 장기다. 상대의 허점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문제가 터질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논점을 흐리게 하는 교묘한 물 타기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는 재주가 있는데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국이 그런 형(形)이다.
 
그런 조국은 장관직을 무기로 삼아 수사외압과 직권남용의 위험한 곡예를 펼치고 있다. 윤석열의 수사라인 배제, 피의 사실 공표금지, 전국 검사와의 대화 등을 쏟아내면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다짐하며 살아있는 실세를 과시했다. 사실 검찰 개혁란 구호는 민변 등 우호 세력을 심어 검찰을 점령하려는 포장술이자 개혁 대 저항이란 구도를 위한 장치로서 써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국회 인사청문회 종료 직전 단행한 조국의 부인 기소는 공소시효에 따른 조치이기도 하지만 장관 임명을 막아달라는 윤 총장의 호소였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적격자”라며 인사를 단행했다. 반(反)개혁 세력의 줄에 서지 말라고 은근하게 윤석열에게 내린 묵시적 명령이기도 했다.
 
조국은 문(文)의 남자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물론 조국 쇼에 들러리 서기로 작정한 친정부 언론, 어용관변단체, 얼치기 진보 전위대, 홍위병 같은 절대지지자들이 광적으로 밀고 있다. 셀프 간담회와 청문회에서 늘어놓은 변명들이 하나 둘 거짓말로 속속 드러났지만 끄덕도 안하고 추종자들 역시 드러나는 거짓말을 믿지 않으려고 한다.
 
조국 사태는 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도덕 기준과 행동윤리 자체를 무겁게 묻고 있다. 조국 장관의 경우 가족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면 당연히 대통령의 해임 전에 사퇴를 했어야 옳았다. 이해충돌로 볼 수 있다. 정부조직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을 감안하면 조 장관과 배우자, 가족 사이의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해 충돌 내지는 직무와 관련성이 있을 경우 신고를 하고 직무 배제 내지 일시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소속 기관장이 이해 충돌 위반과 관련 될 경우 사실 관계 확인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사권자(대통령)에게 (권익위원회)통보하는 절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다 보니 조국 법무부장관 못지않게 국민들의 분노를 산 인물이 명재권 서울 중앙지법 영장판사다. 조국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거세지면서 우려했던 심판의 불공정 판정 시비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영장 기각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사법부의 영장 남발 지적과 함께 개혁을 요구한 직후 나온 것이라 정치적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혐의사실을 인정하며 영장 실질심사까지 포기한 피의자에 대한 100% 영장 발부라는 그동안의 통계가 하필이면 조 장관 동생을 계기로 깨진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왜 조 장관 가족들에겐 뜻하지 않은 행운이 계속 이어지는 것일까.
 
많은 국민들의 의문 속에 이 정부의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법관인 명 판사 개인을 넘어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이 깊게 배어버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법원의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던 영장 판사들이 법원의 파계승으로 오해 받게 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통합을 추구해야 할 공직 주체들조차 한 진영의 완승과 완패를 도모하며 갈등의 더 큰 확대를 선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정을 책임지는 국가 지도자들과 기구들마저 서로 공격·비난·역공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조국 한 사람의 공직 임명문제로 비롯된 이 극심한 내부분열과 국정혼돈 상태에서 북 핵위기, 한미·한일관계, 일자리 개혁, 청년취업, 헌법, 선거, 재벌, 노동, 교육, 사법 개혁 등 산적한 국정 목표들은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회가 걱정이 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적인 검찰개혁의 방향과 내용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피의사실 공표로 더 큰 정치적 이익을 본 쪽은 보수 우파가 아니라 진보개혁 세력이다. 전두환·노태우 처벌, 이명박, 박근혜 탄핵적폐청산과정에서 최대한 활용된 바 있다.
 
필요는 하지만 인권보호와 민주개혁, 공론 형성과 언론의 자유 모두에서 양면적이다. 검찰 개혁의 핵심 중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중립과 견제장치의 확보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청 법상의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는 조항이 폐지돼야 한다. 또한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도 응당 폐지되어야 한다. 이 두 조문이 폐지되지 않고는 진정한 검찰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
 
특히 공직자 비리수사처장에 대한 대통령 임명은 더더욱 안된다. 검찰총장과 공수처장을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 초제왕적 대통령의 이중 검찰 장악은 유례가 없다. 대통령의 권한을 더 강화시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협할 소지가 크다. 대통령제 민주국가에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기구는 오히려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된다.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가족과 고위 공직자를 감찰하는 기존의 특별감찰관조차 임명하지 않으면서 새로이 공수처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진즉 특별감찰관이 임명돼 견제했다면 조국 사태는 없었을 것이고 국민들이 이처럼 양분화돼 거리로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할 때 “재고하시라”며 막고 나선 진보 정치인, 지식인이 어떻게 해서 단 한명도 없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실세의 눈치를 보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사슴을 말이라고 말(諺語)하며 분탕질하는 정(政)꾸라지만 있는 것 같다.
 
최저 지지률을 기록한 문 대통령은 서초동 소리만 듣지 말고 광화문 광장의 소리도 민의로 들어야 한다. 그리고 검찰 개혁에 앞서 조국부터 해임하라. 청와대와 여당이 억지 주장과 논리를 끌어다 댄들 조국의 사태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와 가족은 불법·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조국이 법무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국 역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대통령 그만 괴롭히고 그 자리에서 내려와 자연인으로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 오만한 정치를 향한 민심의 분노는 맹수와 같다. 어느 한 순간 고개를 돌려 사육사를 물어뜯기도 한다.
 
“주의 법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큰 평안이 있으니 그들에게 장애물이 없으리다”<시편 119: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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