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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나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0-14 17:51:41

▲ 김수영 서양화가
인간은 날개가 없어 새처럼 저 높은 하늘로 훨훨 날아보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다 드디어 1903년 12월 미국의 자전거 수리공 라이트 형제가 12초 동안 36.5미터를 날아 마침내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했다.
 
비상(飛翔) 신분상승(身分上昇) 역시 우리 인류의 공통된 꿈이요 동경의 대상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손주가 학교에서 반장이 되지 못해 집에 오자마자 대성통곡을 하며 밥도 안 먹던 모습에서 인간의 본능은 감투에 매진하며 남보다 상위에 오르고 나아가 아랫것들을 손에 쥐고 지배하려는 욕망은 남녀노소가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두 달 동안 대한민국은 오직 “조국” 으로 날이 새고 조국으로 밤이 되는 혼탁한 형국이었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비리가 보도되고 이어서 웅동학원의 문제, 그리고 사모투자증권에 이르기까지 고구마 줄기처럼 끊임없이 솟아나고, 튀어 나오고, 밝혀지고 하여 국민들은 허망함에 밥맛이 없을 정도였다.
 
마치 그들이 하는 것은 모두가 비합리며 거의가 다 사기성 행실에 법과 규율, 그리고 도덕까지도 무너뜨리는 참담한 내용이 밝혀지면서 실망과 함께 슬픈 가슴을 웅크리며 살아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것이 진화되어 검찰조사와 청기와집의 사태를 보는 안목이 너무도 놀라워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진행되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점입가경이다.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어디로 보나 비정상인데 그것이 옳은 것이요 정상이라고 우기는 일이 아주 당연한 것으로 매도되고 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눈을 씻고 봐도 부정이 분명한데 그것이 바르고 정의라면서 한쪽에서는 “조국 사수”를 외치는 판국은 이 나라가 어찌되려고 이 모양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10월 3일과 9일 있었던 서울의 대규모 집회에서 보이는 모습을 깊이 바라보았다. 개인이 만든 조국과 문재인을 타도하자는 피켓과 조롱, 그리고 증오가 가득한 문구를 보면서 “매우 영리하고 우수한 국민”이라는 생각과 함께 “매우 우둔한 정치가들”이란 생각도 들었다. “검찰개혁 하기 전에 니 집구석 먼저 개혁하라” “조국(曺國)이 조국(弔國)을 만들었다” 등등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온 기발하고 응어리진 내용이었다.
 
집권당은 이런 사안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 마지노선이라고 하던 40% 지지가 무너지고 있는데, 이것 역시 10월 3일과 9일의 광화문 국민대회에 대한 반영이 이루어지지 않은 조사라는 것이다. 유명 여론조사기관에서 하는 조사와 달리 길거리 조사에서는 30%로 지지대가 무너지고 있다.
 
2차 대전 후 오스트리아 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시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제목이 있다. 이 시는 원제가 “놀이는 끝났다” 인데, 독일문학에 있어서 전환의 순간이라고 찬사를 들으며 새로운 전후문학의 시작이고 <사색 하는 서정시인>으로 높이 평가 받았다. 그 시를 간단히 보자.
 
사랑하는 나의 오빠
언제 우리는 뗏목을 만들어
하늘을 따라 내려갈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곧 우리의 짐이 너무 커져서
우리는 침몰하고 말거예요
  
<중략>
 
지금은 대추 야자 씨가 싹트는 아름다운 시정!
추락하는 이들마다 날개가 달렸네요.
가난한 이들의 수의에 장식 단을 달아 준 빨간 골무
그리고 오빠의 떡잎이 나의 봉인 위로 떨어지네요.
 
우리는 자러 가야 해요
사랑하는 이여 놀이는 끝났네요.
 
청기와 집과 그의 식솔(食率)들이 과연 이 시의 깊은 뜻을 알고 있을까? 노무현 정부가 무너지고 있을 때, 스스로 폐족(廢族)이라며 땅을 치며 고개 숙이며 뉘우치던 그들, 온갖 중상모략과 사악한 나팔수들의 힘을 빌어서 운 좋게 정권을 잡자 하루아침에 왕족(王族)으로 변신하고 말았다.
 
“우리들의 천국”을 별칭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섬기는 대상이 아닌, 짓누르고 마구 밟아도 되는 대상으로 여기는 지금의 작태. 대통령으로 출발하던 그 순간,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고 외치던 그 야망과 현실의 갭을 알고 있는가? 그분들이 그 때 말하던 그 혀와 그 입술로 아직도 외치고 있는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강아지에 뿔이 있던가?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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