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정부·시위대 11일 만에 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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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 보조금 폐지 정책 철회…함께 새 법안을 마련할 예정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5 15:13:49

▲ 13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에콰도르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긴축정책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 시위자가 진압경찰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콰도르 정부가 시위대 요구를 수용하면서 11일간 벌어졌던 격렬한 시위가 끝났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정부 측과 시위를 주도한 에콰도르토착인연맹(CONAIE) 측 대표들은 이날 약 4시간 동안 회의를 가진 뒤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로 에콰도르 전역에서 시위가 중단됐다”면서 “우리는 에콰도르의 평화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유류보조금을 폐지하는 명령을 철회했다”며 “원주민 지도부와 함께 위원회를 구성하고 양측이 동의할 수 있는 새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양측은 언급했다.

양측은 이와 함께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입은 늘려 에콰도르의 재정적자와 공공 부채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성명 발표 직후 수천 명의 시민들이 에콰도르 수도 키토 거리에서 국기를 흔들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기쁨을 나눴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아르노 페랄 주에콰도르 유엔(UN) 상주 조정관은 “에콰도르에 평화와 합의의 순간이 찾아왔다”며 “이번 합의로 사태 해결을 위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하이메 바르가스 CONAIE 대표는 모레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에콰도르 원주민들의 처우 개선을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바르가스 대표는 “이 나라의 형제와 자매들을 위한 평화를 원한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를 얻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나섰다”며 “우리는 (유류세 보조금 폐기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사람들의 용감함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 13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에콰도르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긴축정책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원주민들과 시위자들이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키토로 집결했던 원주민들도 속속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 AP통신에 따르면 원주민들이 짐을 챙겨 차에 오르는 동안 시민들은 “우리가 해냈다”를 연호하며 이들을 배웅했다.

에콰도르 옴부즈맨 사무국은 11일간의 시위로 총 7명이 사망하고 1340명이 부상당했으며, 115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 3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약속한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유류 보조금을 폐지했다. 이로 인해 경유·휘발유 가격이 최대 120%까지 폭등하자 이를 주민들이 분노하면서 시위가 일어났다. 유류 보조금 폐지는 에콰도르가 IMF로부터 42억달러(약 5조32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면서 약속한 긴축정책 중 하나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에콰도르 정부는 수도 키토에서 과야킬로 정부 기능을 이전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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