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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 성장이라는 최악의 경제 상황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근거 없는 낙관론과 마음에 드는 통계만을 뽑아 현실을 포장하려던 정부의 눈가림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정도로 사태 악화가 점입가경이다.
발등에 불에 떨어졌다는 것을 이제야 감지했는지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과 돈을 푸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하겠다고 한다. 거기에다 갑자기 경제대책회의를 하고 민생행보를 한답시고 대기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호들갑이다.
북한과의 관계도 그렇고 일본, 중국, 미국 등 주변 이해당사국과의 관계마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이 정부가 하는 일치고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푸념들이 귀에 들어온다. 더 이상 뭘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만큼 그동안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의 뒷전에 밀려 있던 경제 문제라도 챙기려고 하는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 정도로 추락하는 경제를 살려낼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무능한 정부일수록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과거의 잣대와 관습, 그리고 타성에 젖어 섣부른 행동들을 남발한다. 현재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야만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한국은 더 이상 남의 뒤를 숨가쁘게 추격하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의 대열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더 이상 우리의 경쟁 상대는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개발도상 국가들이 아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국가들이 우리와 맞붙어야 할 대상이다. 추격자가 아닌 ‘우월적 선도자(First Mover)' 의 경쟁 선상에 서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제조업의 능력이나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위치 등의 측면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이 평가하고 있는 우리의 수준이다. 기업이나 국민은 이런 처절한 일류 경쟁의 한중간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정부나 정치는 삼류 수준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높은 평가에 고무되는 것도 잠깐이고 현실에서는 허허벌판이나 망망대해의 험악한 경쟁 환경에 내팽개쳐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좌파 정부를 수차례 접하면서 찾아낼 수 모순들이 몇 가지 있다. 그들은 정의, 공정, 공평, 평화 등을 유난히 강조한다. 출범 초기에는 미사여구로 민초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아서면서 원천적인 무지와 무능에다 도덕성 마저 금 가면서 공신력이 일시에 무너진다. 보수 우파 정부라고 해서 이들보다 더 나을 것도 없지만 국가 발전이라는 긴 호흡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우선 이들은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 필연적으로 안보와 외교의 불안감이 가중된다.
그리고 경제를 역주행으로 몰고 가면서 경제 주체들 간의 갈등을 증폭시킨다. 정부 인사들이 해외에 나가서 갖은 실수를 연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득권 타파를 위해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새로운 것들을 벌리지만 편법과 불법에다 부정과 비리가 끼면서 또 다른 기생충들이 우후죽순 고개를 내민다. 원전 폐기와 동시에 생겨난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악한 작태와 조국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반대편을 끌어안는 공통선과 합리적 대안 부재 리더십으로 사회는 양분, 좀비는 기승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에 더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는 파렴치한 도덕성이 발목을 잡는다. 그토록 비난하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우파 꼴통’들과 비교해 우월하다고 내세웠던 도덕적 자산이 허위이고 위선임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한창이던 권위주의 시절에 참신성과 대체재임을 자임하면서 등장한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추악한 괴물이 되어버린 모습을 보면 아연실색할 정도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부패 연결 고리를 보면 놀랍다. 선한 양으로 가면을 쓰고 온갖 비리와 부정을 저지른 자들이 버젓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실 우리 중에는 국가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면서 충직하게 삶을 버텨온 민초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이제 미래 세대들을 걱정하고 있다. 지금껏 만들어놓은 국가를 더 이상 망치게 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엿보인다. 물때를 만나기만 하면 한탕주의로 자기 배만 채우려는 자들의 사악함에 분노의 치를 떤다.
경제를 살리려면 우리 사회에서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정신력이 복원되어야 한다.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도 물적자본과 인적자본은 상당 부분 축적되어 있다. 문제는 선진 경제로의 진입 핵심 요소인 사회적 자본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점이다.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중에서도 사회적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가 없으면 정부나 국가의 존립이 위태해진다. 우리 사회가 진영 논리에 의해 양분되고 있는 것도 지역에다 이념, 세대 간의 이질감이 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제대로 된 국가들의 경우 리더십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법과 제도, 상식과 룰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소통된다. 특히 리더십은 분열이 아닌 통합을 창출한다. 공통선(共通善)과 합리적인 대안 제시로 반대 진영을 끌어안는 미덕을 발휘한다.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자기편만 고집하면 국가의 신뢰와 기반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되어 있다.
밖을 보면 국가이기주의가 더 판을 친다. 경쟁자들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력을 모으고 구성원들의 애국심을 부추긴다.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러한 구도가 더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하나가 되어도 모자랄 상황인데 갈기갈기 찢어져 국가경쟁력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성장 동력을 찾아내고 파이를 키우기는 커녕 남은 파이를 더 차지하려는 추태와 꼼수가 주변에 만연하다. 있는 것을 가지고 어떻게 확대 재생산해낼 것인가에 집중하지 않고, 무상으로 나눠주기만 하는 얄팍한 정치 포퓰리즘이 사회를 좀먹게 하고 경제를 더 쪼그라들게 만든다. 규제 양산과 제도 덧칠로 문턱을 높이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흙수저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제 우리의 싸움은 좌와 우의 대립이 아닌 선과 악이 되어야 한다. 보편적 원칙을 토대로 하는 소위 도덕재무장 운동이 불꽃처럼 일어나야 한다. 도덕성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국가 존립의 기반인 신뢰의 회복은 요원하다. 무한경쟁에서 좌절하고 방황하는 20·30 세대들의 탄식을 여기서 멈추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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