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속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리스크’ 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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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박삼구 전 회장 검찰 고발 의견…아사아나항공 매각에 악재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23 14:31:00

▲ 매각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고발당했다. 사진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스카이데일리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또다시 오너리스크와 마주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공정위)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전·현직 경영인을 검찰고발 방침을 전했기 때문이다. 공정위 고발로 인해 과징금, 영업환경 악화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2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가 박삼구 전 회장 등 전·현직 아시아나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된다. ‘기내식 대란’ 사건이 번지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심사보고서를 검토한 후 의견을 내면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내용을 확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왔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의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당시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계약 협상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중국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에 사업을 넘겼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급업체를 바꾸며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사태와 맞닥뜨렸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비행기에 실을 기내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항공편을 무더기로 지연시켜야 했다. 업계 안팎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업체를 무리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부당 지원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회장 등을 고발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배경이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사실상 검찰의 기소장에 해당한다. 과징금 부과는 물론이고 검찰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 셈이다.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 측 소명을 청취한 뒤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앞서 금호고속이 계열사들에서 담보도 없이 낮은 이율에 단기차입금을 끌어다 쓴 사건과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정위 고발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더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기업들의 소극적 행보와 항공업계 업황 악화 등으로 진행에 속도가 떨어진 상태다. 당초 목표였던 연내 매각 가능성도 낮아졌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공정위 고발을 통해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 매각일정 연기가 불가피해 질 수 있다. 만약 천문학적 금액의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등의 제재가 가해질 경우 매물로써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 기업들의 인수의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인수의사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쳐도 제재에 따른 매각가가 하향조정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매각 과정이 한창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안내서를 배포한 후 본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숏리스트에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이 포함된 상태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