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헤드라인 뉴스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유성호의 ‘식사 하실래요’

옛 고구려 땅 단양서 만난 맥적구이

온달문화축제장서 시연‧전시…역사 속 음식 재연 의의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1-04 07:53:41

 
▲ 맛 칼럼니스트 유성호
충북 단양은 역사적으로 고구려백제신라가 각축을 벌였던 교통과 군사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특히 온달산성이 있는 단양군 영춘 지역은 고구려의 을아단현에 속해 있었던 곳이다
 
고구려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고구려장수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다.
 
단양 영춘면 온달국민관광지서 펼쳐진 온달축제
 
▲ 온달관광지 뒷산으로 30분 가량 오르면 온달산성이 나타난다. 온달산성은 온달이 배수진을 치고 신라군과 싸우기 위해 쌓았다고 전해져왔지만 축조형식을 보면 신라 쪽에서 쌓은 성으로 보인다. 온달이 이 성을 치려다 전사한 것이란 설이 유력하다. [사진=필자 제공]
 
지난 1018일부터 23일산 영춘면 온달관광지에서는 온달장군과 평강공주를 테마로 하는 온달문화축제가 펼쳐졌다. 축제장에서는 온달장군 진혼제, 군량미를 옮겨라, 온달평강 연극, 고구려저자거리 등 고구려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이 선보였다.
 
필자는 축제평가를 위해 단양에 머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했다. 축제가 벌어진 온달관광지는 연개소문, 천추태후, 태왕사신기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온달세트장과 석회암 천연동굴인 온달동굴, 온달산성이 소재하고 있다.
 
고구려 복식을 해야만 황궁 입장 가능
 
▲ 축제 때는 고구려 복식을 착용해야만 입장이 가능한 고구려 황궁 세트장.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른 듯한 착각을 들게할 정도로 배경과 잘 어울렸다. [사진=필자 제공]
 
고구려 황궁은 전통복식을 착용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고구려 복식을 착용하지 않으면 군사복장을 한 군인이 입장을 통제한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황궁 안을 들어서니 형형색색의 고구려 복식을 한 무리들이 돌아다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목욕 가운처럼 생긴 고구려 복식을 휘날리면서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고구려음식을 시연해 놓은 곳이 눈에 띄었다. 맥적(貊炙)구이, 곡아주, 차좁쌀 인절미, 아욱물김치 등이 커다란 기물에 담겨 선보였다. 음식에 파리가 앉을까봐 비닐랩을 씌어 놓는 바람에 내용물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날이 더워 랩 안쪽은 물방울까지 맺혀서 안타깝게도 고구려 음식의 디테일한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필자가 축제에 가면 늘 예의주시하는 주제에 맞는 지역 향토음식,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음식을 시연하고 전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음식 보존 방법과 전시 형태는 전문가 자문이 필요해 보였다.
 
축제장서 만난 반가운 고구려 음식들
 
▲ 단양온달문화축제장서 만난 고구려 음식. 맥적(貊炙)구이, 곡아주, 차좁쌀 인절미, 아욱물김치 등이 선보였다. [사진=필자 제공]
 
이날 선보인 맥적구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 음식의 대표격이다. 화식(火食) 음식은 굽는 방법에 따라 굽기(), 싸서 굽기(), 나뭇가지 등에 꿰어굽기() 등이 있다. 고구려에서는 꿰어 굽는 적법이 유행했다. ()은 불() 위에 고기()가 올려 있는 형태다. 본래 뜻은 불 위에 고기를 얹어 굽는 것이지만 긴 막대에 꿰어 돌리면서 굽는 형태를 취한다.
 
식재료를 절단해서 굽는데 육류나 어류를 비롯해 채소류까지 모두 재료가 될 수 있다. 특히 미리 양념을 해서 굽기 때문에 찍어 먹는 장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다. 이러한 적이 맥적으로 불리며 고구려 대표음식 자리를 꿰찼다. 맥적 특징은 일반적인 적과 달리 잘게 자르지 않고 육류를 통째로 굽는 데 있다.
 
맥적이란 이름은 예맥족 중 맥족의 음식으로 전해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예맥족은 고대 만주지역에 거주한 한국의 종족 명칭을 가리킨다. 고구려 종족기원과 관련 예··예맥 등 논란이 많지만 정설은 없다. 고구려는 열악한 환경과 취약한 경제기반을 극복하기 위해 팽창정책을 폈다. 이 과정에서 예맥계 주민 상당수가 고구려로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맥적을 즐겨먹은 맥족은 만주와 한반도 북부를 무대로 활동하던 종족으로 고구려와 부여의 구성원으로 진입했다. 맥은 전설 속 동물로 몸은 곰을 닮았고 코는 코끼리, 꼬리는 소, 발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한다.
 
3세기 초반에 한나라에서 편찬된 사전 석명(釋名)’에 맥적이 등장한다. 기록에 따르면 맥적은 통으로 구워, 각자의 칼로 저며 먹는다. 오랑캐(호맥)의 방식에서 나왔다(貊炙, 全體炙之, 各自以刀割出於胡貊之爲也)’고 설명돼 있다.
 
맥적이 현재의 불고기로 진화했다는 설이 있다. 한편에서 어불성설이란 주장도 있다. 불고기 진화설은 대부분 이런 맥락이다. “불고기는 고구려의 맥적(貊炙)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맥적은 양념한 고기를 꼬치에 꿰어 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이후 고려시대에 불교가 국교로 지정되면서 육식을 금하는 풍습에 따라 잠시 사라졌다가, 고려 말기에 몽골의 지배를 받으면서 설하멱(雪下覓)이라는 음식으로 다시 먹기 시작했다. 1800년대에 들어서 석쇠나 번철과 같은 조리기구가 쓰이면서 석쇠를 이용해 불에 간접적으로 굽는 너비아니로 발전하였고, 이것이 지금의 불고기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음식문헌연구자 고영 씨는 백 번 양보해 맥과 적과 융적이 모두 고구려를 가리킨다 해도 오늘날의 불고기에 가까운 양념 고기구이를 가져다 댈 여지가 없다. 고구려의 향신채, , 장을 담기 위한 콩과 소금, 그리고 음식 및 요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과 유물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여에서 고구려가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해서 고구려가 망하기까지 중국 정사 등이 고구려인의 식생활을 담기는 했다. 다만 그 기록이 너무나도 단편적이어서 재료, 요리 방법, 음식의 세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그의 칼럼에서 지적했다.
 
기록에 없는 기록을 만드는 것은 기록이 아니라 진실에 다가가는 길을 막아서는 파괴적 기록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이 황교익 씨다. 황 씨는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고구려의 맥적이라는 음식이 불고기의 뿌리라는 주장에 대해서 중국 고문헌에서 맥적을 기술할 때 적족이 먹는 음식이라고만 썼으며, 우리 민족의 음식으로 표현하지 않았다중국 고대사전에도 맥적에 대해 고기를 통으로 구워 칼로 얇게 저며서 먹는 음식이라고 쓴 걸로 비춰보면 이는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기보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통용되던 고기 굽는 문화와 관련해 봐야한다고 했다.
 
어쨌거나 온달문화축제서 만난 맥적구이가 음식문화계의 지난한 논란을 다시금 상기시켜줬다. 역사적인 유래를 담은 지역음식을 재현한 향토음식연구자들의 노력에 반가움과 동시에 불확실한 기록에 기반한 논쟁의 기억까지 떠올리게 한 것이다.
 
단양에서 맥적의 흔적을 지키는 식당들
 
▲ 단양에 남아 있는 맥적의 흔적들. 전통시장인 구경시장에는 ‘고구려 맥적’이란 간판을 단 떡갈비 전문점이 있고 <왕릉숯불갈비>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된장에 숙성시킨 맥적구이 정식을 팔고 있다. [사진=필자 제공]
 
단양에는 맥적의 흔적이 많다. 전통시장인 구경시장에는 고구려 맥적이란 간판을 달고 떡갈비를 파는 전문점도 있고 많은 식당에서 맥적을 메뉴로 내놓고 있다. <왕릉숯불갈비>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된장에 숙성시킨 맥적구이 정식을 팔고 있다.
 
단양은 좋은 자연환경 속에 마늘, 고추, 감자, 사과, 수박, 더덕, 아로니아 등이 신선농산물로 나온다. 특히 단양마늘은 한지형 마늘로 석회암지대 황토밭에서 키워 특유의 매운 맛에 향이 독특하고 저장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같이 김장철이 가까이 오면 구경시장, 매포재래시장, 영춘재래시장에는 외지서 몰린 마늘 구매자들로 들썩인다.

  • 좋아요
    3

  • 감동이예요
    1

  • 후속기사원해요
    1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의 집&빌딩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집과 빌딩을 소유한 명사들
김명년
한국기술사회
김창범
한화케미칼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가출한 아이들의 사회 기반 마련해주는 단체죠”
심리상담·진로탐색 통해 거리로 나온 청소녀들...

미세먼지 (2019-11-18 23: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매우 나쁨 : 106)
  • 대구
  •  
(나쁨 : 63)
  • 인천
  •  
(양호 : 32)
  • 광주
  •  
(보통 : 49)
  • 대전
  •  
(나쁨 :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