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위안부는 성노예 아냐, 韓도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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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공식명칭만 인정”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2 14:26:44

▲ 지난 4월 일본 외무성이 펴낸 2019년 일본 외교청서 표지 [사진=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주장을 공식 문서에 담아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일본 외무성이 지난 4월에 펴낸 2019년 일본 외교청서를 확인한 결과, 청서의 ‘위안부 문제’라는 항목에서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事實)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이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12월 윤병세 당시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일본 외무상이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일본 정부가 외교 현안 등을 기록한 문서에서 주장한 것이다.

지난해 2018년 외교청서에는 성노예는 역사적 사실, 즉 ‘사실(史實)’로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계속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성노예 표현에 대응한다는 방침 정도가 담겨 있었으나, 올해 외교청서에는 한국 정부를 끌어들이는 설명이 추가됐다.

이 부분으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한국 정부도 수용한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한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성노예라는 용어는 쓰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성노예 상태가 아니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한국 정부가 동조했다고 볼 수 없는 별개의 문제다.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을 검증한 한국 측 태스크포스(TF)의 2017년 보고서를 보면 성노예 표현과 관련해 일본 측의 비공개 요청사항이 있었다고 설명돼 있다.

보고서는 일본 측은 한국 정부가 앞으로 ‘성노예’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대해 당시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관한 공식 명칭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임을 재차 확인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는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식의 해석을 할 수 있는 빌미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이날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데 한국 쪽도 확인했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해 우리 쪽이 동의한 것은 위안부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공식 명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이었다는 것이었음을 지적한 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역사문제이자 분쟁 하 성폭력이라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며 “한·일 양국이 피해자들의 명예 및 존엄 회복, 상처 치유노력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