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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대형금융사 맞서 소비자권익 보호하는 활동가죠”

“정의는 언젠가 승리…작은 움직임이지만 세상 바꾸는데 일조하고싶어”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1-14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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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금융소비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조 회장은 정의는 언젠가 승리한다는 믿음 아래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연맹에 몸담으며 활동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대형 금융사들의 횡포에 맞서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연맹에 합류했어요.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연맹과 함께 해왔는데 솔직히 지칠 때도 많고 좌절할 때도 있죠. 하지만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하는 마음과 정신엔 흔들림이 없었기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금융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20년의 열정을 받쳐온 조연행(58)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을 만나고자 연맹 사무실을 찾았다. 금융위원회가 자리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건너편 빌딩에 자리한 금융소비자연맹에는 수 백, 수 천만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내로라하는 대형 금융사들의 사무실에 비하면 분명 좁고 어지러웠다. 그러나 연맹이 품은 꿈과 결의는 이 같은 환경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들이 마주한 열정 그 건너편엔 정의가 있었고 작지만 분명하게 보이는 정의를 향한 그들의 태도엔 흐트러짐은 없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금융소비자연맹의 선두에 조연행 회장이 있었다.
 
보험 공급자서 소비자 권익 지킴이로…소비자 금융자산 보호에 앞장
 
조연행 회장은 금융소비자연맹의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이다. 그동안 금융소비자 권익확보를 위해 힘썼으며 대형 금융사와의 소송도 불사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를 위해 선두에서 투쟁해왔으며 내부인사 최초로 연맹 회장직에 올랐다. 금융소비자연맹서 사무국장, 부회장, 상임대표로 활약했던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제6대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직에 올랐다.
 
원래 조 회장은 보험사에 다니며 지금과 정반대의 입장으로 소비자와 마주하곤 했다. 그런 조 회장이 어느 날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시민단체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익을 위해 힘쓰고자 하는 마음과 소비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연맹이 처음 깃발을 세웠을 당시 이름은 보험소비자연맹이었어요. 보험업계서 공급자로 활약하다가 소비자편에 서서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창립멤버로 연맹에 합류했죠. 당시엔 소비자 단체가 많지 않던 시절이었어요. 그만큼 소비자들의 권익이 보호되지 않는 시기였고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게 본 연맹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죠.”
 
▲ 조연행 회장은 보험사에 입사하며 보험업계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 처음엔 공급자 입장이었지만 불합리한 금융계 관행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소비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자 금융소비자연맹에 합류했다. ⓒ스카이데일리
 
“보험은 보험학이란것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다르게 말하면 쉽고 간단하게 접근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는 분야라는 거죠. 지인의 권유로 쉽게 보험에 가입해선 안 된다는 거죠.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지인을 통해 보험을 가입하곤 해요. 가입한 보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채로요. 이러한 배경 때문에 보험을 둘러싼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조 회장은 금융사들이 보험 판매에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 고객을 위한 노력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응당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데도 소극적 대처로 일관하며 고객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때론 소비자들이 정당한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금융사를 상대로 법정공방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 경우 소비자가 지나치게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조 회장은 이런 환경에 문제의식을 느꼈고 곧 소비자의 편에 서게 됐다.
 
“금융사들은 고객 유치에 혈안이면서 정작 보험금을 지급하는 덴 인색해요.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교묘한 방법으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죠. 이 경우 소비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보험사는 법정싸움을 유도해요. 그럼 소비자는 막대한 자본력과 유능한 번호사들을 갖춘 금융사와 소송을 벌여야 하는 것이죠. 이러한 때문에 소비자의 편에 서서 싸워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보험은 부동산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이에요. 그런 만큼 중요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고 스스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을 비롯해 국민들의 소중한 금융자산을 보호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금융소비자를 위한 단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곳에 합류해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새 회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네요.”
 
“정의로운 세상 꿈꾸며 투쟁…소비자에게 불리한 환경은 개선할 필요 있어”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바쳐온 조연행 회장이지만 그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자그마한 시민단체가 대형 금융사들을 상대하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비용 부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의감과 사명감이 그를 지탱했지만 가끔은 어려운 환경 때문에 지칠 때도 있다.
 
“정의는 언젠가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활동해온 것 같아요. 대형 금융사들과의 소송전이 쉽지 않았지만 몇 차례 승소를 거두기도 하며 소비자들의 권익을 되찾아 준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죠.”
 
▲ 조연행 회장은 현행 법상으로는 소비자가 공급자를 이기기에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오랜 시간 힘겹게 싸우다 보니 지칠 때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우리나라는 NGO(비정부 기구)단체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또한 법들이 공급자에게 유리한 것이 많아 소비자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선 보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죠. 상대적으로 약자인 소비자가 강자인 공급자를 이기기에 더 어려운 상황인거죠. 이러한 환경을 전부 지탱하며 나아가다보니 힘에 부칠 때가 있죠.“
 
환경적 어려움에 대해 토로한 조 회장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법규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한민국 시장은 공급자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잘못된 상품 판매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혀도 현행법상으로 손해액만큼만 보상을 해주면 그만이거든요. 상품의 문제로 소비자가 생명에 위협을 당해도 그 상품값 만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공급자 입장에선 소비자들의 안전이 우선 순위서 밀릴 수밖에 없는 셈이에요.”
 
“게다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문제를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데 정보가 부족하고 시간적 여유다보니 현실적으로 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대다수 소비자들이 상품에 문제가 있어도 문제 제기를 포기하고 피해를 감수하는 거죠.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런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신해서 금융사들과 다투는 셈이지만 연맹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건 마찬가지예요.”
 
조 회장은 이러한 문제들을 언급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소비자 입증책임제도 개선 등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가해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 원금과 이자에 형벌적 요소로서 금액이 추가적으로 포함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급자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안전에 보다 신경쓰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금융소비자연맹이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다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활동가들이 많이 모여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꿨으면 하는 소망이 있죠. 법률적 지식을 갖추거나 이론을 충분히 무장한 활동가 등이 모이면 소비자들의 권익 보호가 보다 넓은 범위서 가능할 거예요.”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닿는데까지 활동하고 싶어요. 대형금융사들과 다투며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계란이 깨질지언정 바위에 흔적은 남잖아요. 누군가는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어요. 물론 바위를 깨면 좋겠지만 설령 깨뜨리지 못하더라도 정의는 언젠가 이긴다고 믿어요. 제 흔적이 언젠가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할 것이라 믿고 앞으로도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에 힘쓰려고요.”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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