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경쟁나선 은행권, 너도나도 수수료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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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제도 단계적 의무화…시장 확대 전망에 고객유치 경쟁 치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3 13:53:42

▲ 퇴직연금 시장 확대가 가시화되며 국내 주요 은행들이 수수료를 인하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국내주요 은행권.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퇴직연금 시장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 시장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 진 것으로 확인된다. 은행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일제히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운용관리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확정급여형(DB) 운용관리 수수료는 100억원 이상에서 500억원 미만 기준 0.23%였다. 변경 후에는 300억원 이상에서 500억원 미만에 대해 0.22%로 0.01%p 낮춰주는 것이다.

수수료 50% 감면 대상도 늘리기로 했다. 기존 사회적 기업에 협동조합, 마을·자활기업,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시설, 보육시설도 추가하는 내용이다. 추가 인하조치는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오는 15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DB 자산·관리 수수료를 낮춘 데 이어 올해 4월, 6월, 8월 추가 수수료율 변경이 있었다”며 “이번 인하 대상 확대도 최근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퇴직연금 수수료를 낮추기 시작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올해 2월에 이어 지난달 7일까지 3차례에 걸쳐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다. 현재 연금수령 고객의 경우 운용관리 수수료를 30% 감면해준다.

우리은행 2~4년차 장기계약 고객의 경우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10~20% 인하해주고 만 34세 이전 최초 입금 고객의 경우 운용관리 수수료 20% 할인을 적용한다. 이외에도 사회적 경제기업, 사회복지법인, 아이돌봄서비스, 어린이집, 유치원 등 법인도 최대 50% 감면받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1일부터 수익을 얻지 못한 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외에도 △IRP 10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 할인율 확대 △연금방식으로 수령시 수수료 감면 △사회적 기업 수수료 50% 우대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30억원 이하 기업과 IRP 1억원 미만 고객 수수료 인하 등을 적용한다.

국민은행도 지난 11일 퇴직연금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IRP 적립 금액을 연금으로 수령받는 고객에 운용관리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가입한 퇴직연금이 손실나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전액 받지 않기로 했다.

은행들이 일제히 수수료 인하에 나선 건 퇴직연금 시장에 확대될 기미를 보임과 동시에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해지는 상황서 고객들을 잡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2016년 1.58%, 2017년 1.88%, 지난해 1.01%에 그쳤다. 수익률 악화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족을 수수료 인하로 상쇄시키는 셈이다.

퇴직연금은 특성상 입사 후 퇴직할 때까지 장기간 위탁 운용되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은행은 평생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고령인구 증가 대응방안을 발표하며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고 장기간에 걸쳐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법안의 신속한 국회통과 지원하고 퇴직금을 폐지하는 대신 일정규모 이상 기업부터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퇴직급여를 장기에 걸쳐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세제혜택도 확대한다. 퇴직연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