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美 국방,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 거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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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협상 위해 군사훈련 축소 가능성도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4 13:52:17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에 이어 이달 14일 방한해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마크 T.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군사훈련 규모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발표된 발언록에 따르면 한국·태국·필리핀·베트남 등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한국행 기내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과 일본 간 정보공유, 즉 지소미아와 관련해 한국 관계자들과 만나 어떤 대화 전략을 갖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지소미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내 메시지는 매우 분명히 전달될 것이다. 몇 달 전에 왔을 때와 똑같다”면서 “그건 바로 지소미아는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북한의 모든 유형의 활동과 관련해 필요한 시점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의 장관들과 만나 한·일 갈등에서 비롯된 지소미아 문제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동맹 협력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나는 나의 동료 장관들(한국 장관들)에게 이런(지소미아) 문제들을 극복하고 우리가 동맹국으로서 북한의 나쁜 행위를 저지시키는데 집중할 것을 촉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다음 궁극적으로 중국을 상대로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반발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데 대해 이로 인해 혜택을 보는 쪽은 일본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이 분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북한과 중국 뿐이다”면서 “그 점이 바로 우리가 이 문제를 극복해 넘어서서 파트너와 동맹으로서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되돌아가야 할 이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방한 기간에 지소미아와 관련해 성과를 이룰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에스퍼 장관은 자신이 긍정적인 사람이라면서 “그럴 것으로 희망한다”고 답하고 “다시 한번, 그것(지소미아 유지)이 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에스퍼 장관의 방한 목적에 관해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의에 참석해 한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고위 관리들과 만나 “동맹관계를 논의하고 (한·미) 양국의 방위 협력 향상을 위한 우리(미국)의 헌신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와 안정이 (한·미 양국에) 미치는 상호 중요성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와 관련해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지소미아 유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북한이 미국에 올해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 협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한 데 대해 “그들이 말하는 데드라인(시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혹은 이에 대응하는 군사적 유인책이라도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에스퍼 장관은 다른 나라 지도자가 하는 말은 항상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관심을 갖는다면서 “국방장관으로서 나의 직분은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고, 갈등을 저지시키는 일이며, 만일 어떤 이유로 분쟁이 일어난다면 이에 싸워 이길 준비가 되어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에서도 그런 준비태세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외교를 유지해나갈 필요성도 역설하면서 “최선의 길은 정치적 조정을 통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 감축이나 군사훈련 축소에 관해 군사적 조정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에스퍼 장관은 말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와 한반도 인근, 그리고 미국의 병력이 매우 훌륭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우리는 언제라도 만일의 사태에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에스퍼 장관은 “외교적 상황의 필요에 따라 우리의 훈련 태세를 더 크게 혹은 더 작게 조정할 것이다”고 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의 축소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는 북한이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연합훈련 조정을 통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에스퍼 장관은 조정을 고려한다면 이는 “북한에 대한 양보라기 보다는 외교의 문을 열어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의 방위비 분담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간 방위비 협상에 관련한 질문에 “미 국무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답하면서 “협상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겠지만, 아시아·유럽 및 다른 지역의 동맹들에게 했던 메시지를 (한국에도) 똑같이 전달할 것이다”고 말해 분담금 규모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주로 GDP의 2%를 기준으로 해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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