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의 역습…국내 기업 사라진 ‘지스타 2019’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게임

중국 게임 공세에 주 52시간제로 국내 게임사 신작 기근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8 14:26:59

▲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G-STAR) 2019’가 막을 내렸다. 올해 지스타는 36개국 691개사가 3208부스로 참여해 규모면에서 역대 최대 행사로 평가된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G-STAR) 2019’가 막을 내렸다. 올해 지스타는 36개국 691개사가 3208부스로 참여해 규모면에서 역대 최대 행사로 평가된다. 이렇듯 외형적으로 괄목할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는 행사의 절반을 중국 게임사들이 차지하면서 한국 게임업계 위기론이 나온다.

올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는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이 맡았다. 이 회사는 자사의 인기 게임인 ‘브롤스타즈’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주 이용자층인 유치원생, 초등학생과 부모들이 함께한 행사장을 찾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슈퍼셀은 중국 텐센트가 지분 84%를 가진 자회사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중국 자본이 지스타를 잠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지스타에 참여한 중국 게임사들은 퀄리티 낮은 양산형 게임으로 물량공세를 하던 예전과는 달리, 완성도까지 갖춘 게임들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국내 게임사를 긴장케 했다. 특히 미호요, IGG, XD등 중국 게임사들이 행사장 중앙 출입구 부근에 부스를 마련하면서 국내게임사들이 중국에 설 자리를 잃은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호요는 신작 ‘원신’의 모바일과 PC 버전을 공개했고 ‘붕괴3rd’는 기존 모바일 버전 외에 PC 버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이지지는 자사의 대표 타이틀 ‘로드모바일’과 신작 ‘갤럭시 모바일’ 등을 선보였다. XD글로벌은 웹툰 원작 새 게임 ‘염왕이 뿔났다’를 비롯해 ‘소녀전선’, ‘랑그릿사’, ‘제5인격’, ‘오늘도 우라라 원시 헌팅 라이프’ 등 알리기에 나섰다.

중국 게임사의 돌풍과는 다르게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을 막고 있는 ‘판호’ 문제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를 위한 일종의 허가권을 말한다. 중국 정부는 사드 갈등 여파로 지난 2017년 이후 국산 게임에 판호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 정부는 판호 발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업계는 부정적인 분위기다.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잠식과 함께 국내 게임산업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변수는 주52시간근무제다. 게인산업의 흐름이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왔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개발 기간과 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선 매년 신작을 대거 발표하던 넥슨마저 지스타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반응이다.

게임업계 ‘빅3’ 중 유일하게 참가한 넷마블은 ‘A3: 스틸 얼라이브’,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4개 신작을 공개했다. 넷마블은 참가 업체 중 가장 많은 250여개 시연대에 관람객들을 연일 줄세우며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행사에 공개한 신작들은 저마다 호평을 받으며 넷마들의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지스타에 참여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정부가 2017년 3월 이후 한국게임에 외자판호를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게임사들은 국내 모바일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경쟁력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하지만 주52시간 근무제가 현 정권에서 도입되면서 게임 개발 경쟁력에서도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나광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