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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막말 사회에서 빛나는 정중함의 힘

정중한 행동은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1-18 17:43:15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2년 쯤 전에 김무성 의원이 세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노룩 패스(No-Look Pass, 구기 종목에서 상대편을 속이기 위해 같은 편에게 고개를 돌리지 않고 패스하는 기술)로 이름 붙여진 입국 장면 때문이다. 끌고 오던 여행용 가방을 고개를 돌리지 않고 보좌관에게 미는 장면이 영상에 찍혔다. 이 장면이 미국에서 ‘한국 정치인의 스웩’으로 화제가 되었다. 언어와 풍습과 문화가 달라도 어떤 현상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이 영상을 보며 새삼 느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얼마 전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스웩이 한국에서 화제가 되었다.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수장)가 미국 군사작전으로 사망할 때, 당시 작전을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사진 때문이다. 지휘관들을 옆에 거느리고 중앙에 앉아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빈 라덴을 제거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뚜렷하게 대조되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좋은 자리를 작전을 지휘하는 장군에게 양보하는 모습이 부각됐었다.
 
무례함의 비용
 
조지 워싱턴은 정직함으로 유명하지만 탁월한 리더십으로 더 유명하다. 그가 이런 말을 남겼다. “회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는 구성원에 대한 존중의 표시를 수반해야 마땅하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지만 이 상식이 현실에선 잘 지켜지지 않는다. 상사의 갑질은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직원을 해고할 때 문자로 통보하는 것도 예사로 일어난다. 반대로 직원이 퇴사의사를 카톡 메시지 한통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모두 인간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추지 않은 태도다. 무례함은 정치나 연예 기사에 붙는 댓글에도 만연하다.
 
가수 설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연예 기사에 붙던 댓글이 줄어든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례함의 비용은 엉뚱한 사람들이 치른다. 막말, 무례함, 갑질은 상처를 남긴다. 누군가에게 무책임하게 날린 비수같은 막말은 깊은 상처를 남긴다.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도끼는 잊어도 나무는 잊지 못한다.” 정작 가해자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지만 피해자는 무기력하게 당했던 무능력함과 수치심에 오랜 시간 아파한다. 무례한 경험이 감정에, 사고력에, 집중력에, 업무에 미치는 영향은 깊다.
 
기업 고어가 예의 바른 사람을 사장으로 뽑은 이유
 
고어텍스로 유명한 회사가 있다.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로 뽑힌 기업, 고어(Gore)다. 2005년 회사에서 새로운 CEO를 세워야 할 때, 이사회는 회사를 이끌 새로운 CEO를 뽑을 기회를 직원들에게 주었다. 이때 직원들이 선택한 사람이 테리 켈리(Terri Kelly)였다. 그녀는 35년간 근무 후 2018년에 은퇴했지만 그녀가 현역으로 뛰는 동안 ‘정중한 사람은 돈 한 푼들이지 않고도 어떤 일을 이룰 수 있는가’를 삶으로 보여주었다.
 
고어는 큰 기업으로 직원 수가 1만여 명에 이르고 연 매출이 3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켈리는 다른 글로벌 기업의 CEO와 달리 수행원도 없이 여행용 가방을 혼자 끌면서 다녔다. 크리스틴 포래스(Christine Porath)가 쓴 《무례함의 비용》3장에 보면 저자가 직접 목격한 켈리의 모습이 나온다. 소탈하고 예의바르고 따뜻한 모습,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지 않는 정중함의 힘을 보여준다.
 
인재의 기준도 정중한 인격을 포함
 
경쟁사회에서 정중함은 낯설게 느껴진다. 남을 배려하고 예의가 바른 사람을 지칭하는 정중함은 손해나는 성품 같다. 경쟁사회엔 안 맞는 콘셉트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실험을 했을 때 정중한 사람이 언제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의 깊게 경청하고, 부드럽게 질문하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상대를 칭찬하는 말이 언뜻 생각하면 사소해보이지만 이런 행동은 모두 삶에서든 비즈니스에서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과거에는 동료들에게 무례하게 굴면서 그들을 밟고 올라 높은 실적을 내는 직원이 승진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기업을 보면 인재의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제 기업도 직원들을 보다 인격적으로 대할 때 더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인간은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기 마련이다. 일련의 흐름을 볼 때 우리 사회도 정중함이 주는 변화에 좀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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