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경력 위조 논란’ 한인 2세 美 부차관보 사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현 시점서 도덕적·윤리적으로 남은 선택지는 사직”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20 16:05:26

▲ 학력·경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던 미나 장 미국 국무부 분쟁안전국(CSO) 부차관보가 결국 사임했다. [사진=CNN]

학력과 경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던 미나 장 미국 국무부 분쟁안전국(CSO) 부차관보가 결국 사임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CNN 등에 따르면 장 부차관보는 학력 및 경력과 자신의 얼굴을 실은 가짜 타임지 표지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사직서에 따르면 장 부차관보는 의혹은 모두 거짓이라 주장했으며,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 국무부 상관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장 부차관보는 “내 자격이나 성품, 인성을 공격하는 인격 살인이 벌어지는데도 국무부 상관들은 날 보호해주거나 진실을 말해주길 거절했고, 내가 나에 대한 거짓 비난에 맞서 답할 기회를 주지도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무부 내부 문화와 분위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장 부차관보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국무부의 정무직 관리와 직업 외교관들은 역사상 최악이자 가장 심오한 도덕적 위기에 부딪혔다”며 “국무부의 사기는 바닥이며 한때 미국 외교 부처의 특징이었던 전문성과 동료 간의 협력관계는 모두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사임의 이유는 항복이 아닌 항의”라면서 “현시점에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유일하게 남은 선택지는 사직”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장 부차관보의 사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3일 NBC는 장 부차관보가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력을 과장하고 타임지 표지에 얼굴이 실렸다는 것도 가짜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장 부차관보는 국무부 프로필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이라 밝혔으나, 실상은 7주짜리 단기 교육과정만 이수했다고 NBC는 전했다. 또한 육군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육군 대학원에서도 4일간 국가안보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장 부차관보는 “자신은 하버드대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며 “같은 프로그램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링크드인(구직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렇게 적고 있으며 관행적으로 따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타임지 표지 모델 조작 건에 대해서는 “자신의 지인과 팬이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자신이 등장한 가짜 타임지 표지가 TV 인터뷰 등에 사용되도록 허락한 적이 없으며, 해당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 부차관보는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로, 국무부 분쟁안정국 부차관보를 지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를 대외원조기관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으로 지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그의 지명을 철회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