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키운 김형종, 현대百 세대교체 선봉장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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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그룹에 ‘젊은피’ 수혈…주축 경영진 50년대생서 60년대생으로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25 14:16:22

▲ 유통가에 불고 있는 대대적인 세대교체의 바람이 현대백화점에도 퍼지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차기 사령탑 자리에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고 기존에 현대백화점 사장으로 있던 박동운 사장과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 등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스카이데일리

현대백화점 차기 사령탑 자리에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직에도 새 인물이 올라선다. 기존에 현대백화점 사장으로 있던 박동운 사장과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 등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유통가에 불고 있는 대대적인 세대교체의 바람이 현대백화점에도 퍼지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다고 25일 밝혔다. 김 사장은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인물이다. 이후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기획조정본부 경영개선팀장, 상품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지난 2012년부터는 한섬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2016년엔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획조정본부, 상품본부 등 그룹 핵심조직에 몸을 담았다는 점 등에 김 사장은 과거부터 그룹 실세 중 한명으로 평가받던 인물이다. 여기에 한섬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으며 현대백화점 사장 자리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되며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곳이다. 정 회장은 그룹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패션사업을 점찍었고 이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해 몸집을 키었다.

인수당시만 매출 규모는 5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2배 이상으로 외형을 키웠다. 지난해 한섬의 연결기준 매출 매출규모는 1조2992억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규모도 875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도 2012년 700억원대에서 지난해 920억원 규모까지 상승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 누적치도 732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의 리더십이 빛났다. 김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정리하고 타임, 시스템 등 주요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또 ‘노세일’ 전략을 고수해 고급 브랜드로써의 입지를 유지하며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섬 내부에 ‘현대백화점그룹 DNA'를 심은 것도 그의 공로 중 하나다.

정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며 현대백화점 수장이 된 김 사장은 이제 현대백화점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와 마주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유통가 침체 등에 따라 실적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866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인 1조3312억원에서 끌어올렸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2580억원에서 1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가량 떨어졌다.

김 사장은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에서 뽐낸 역량을 바탕으로 현대백화점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김 사장 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에 새로운 리더십이 수혈됐다.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기용됐고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은 한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발탁됐다. 이에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 등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이 중 이동호 부회장은 향후 상근 상담역을 맡아 그룹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축 경영진은 이동호 부회장, 박동운 사장, 김화응 사장 등 50년대생에서 김형종 사장, 윤기철 사장, 김민덕 사장 등 60년대 생으로 교체됐다. ‘젊은피’ 수혈을 통해 침체기를 맞은 유통가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그룹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