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물가 늪 빠진 韓경제, 디플레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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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경제성장률 0.4%…내수·수출·투자 부진에 GDP 물가 20년 만에 최저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3 15:05:35

▲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정부의 목표치인 2%대 연간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4분기에 0.93%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사진은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정부의 목표치인 연간 성장률 2%를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4분기에 0.93%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하지만 경기부진에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 기대감보단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하·한은)은 ‘2019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를 발표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성장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하지만 소수점까지 고려하면 0.02%포인트(p) 차이를 보인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실질 GDP 성장률은 0.41%다. 속보치는 0.39%였다.

속보치에 반영되지 않았던 3분기 마지막 달의 일부 실적치가 반영되며 차이를 보였다. 반영 결과 건설투자가 0.8%p 하향 조정됐지만 민간소비와 총수출이 각각 0.1%p, 0.5%p씩 상향 조정된 결과다.

3분기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건설부문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GDP에 영향을 미친 경제활동별 동향을 살펴보면 3분기 건섭업이 전기 대비 4.9% 줄었다. 건물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었다. 서비스업은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이 늘어 2.4%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3분기 건설투자가 전기 대비 6% 줄었다. 경제활동과 마찬가지로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속보치보다 0.8%p 떨어진 것으로 지난해 3분기(-0.6%) 이후 최저치다. 설비투자는 0.6% 증가에 그쳤고 민간소비도 의류 등 준내구재가 줄면서 0.2% 증가에 그쳤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수출물량 개선 등으로 4.6% 증가했다. 2분기 2.0%에서 확대됐다. 수입은 운송장비 등이 늘어나며 1.2% 늘었다. 다만 정부소비는 2분기 2.2%에서 3분기 1.4%로 위축됐다.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의 성장 기여도도 2분기 1.2%p에서 0.2%p로 크게 줄었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0.2%p를 기록해 2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회복됐다.

지출항목별 투자를 의미하는 총고정자본형성은 전기 대비 2.7% 줄었다. 기여도도 0.8%p 감소했다. 부진한 투자가 성장세를 감소시켰음을 의미한다. 최종소비지출의 기여도도 0.3%p를 기록해 2분기(0.7%p)보다 위축됐다. 순수출은 전분기 -0.2%p에서 1.4%p로 확대됐다.

명목 GDP도 전기 대비 0.1% 성장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4% 증가에 그쳐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던 지난 1998년 4분기(-5.3%) 이후 무려 21년만의 최저치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6% 증가해 2분기(0.2%)보다 증가율이 높아졌다. 교역조건은 악화됐지만 실질 GDP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실질 GNI는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번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가 연간 2.0%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4분기에 0.93~1.30%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투자와 소비가 부진한 상태다. 달성 여부는 정부의 재정 집행에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남은 기간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해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2%대 경제성장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편 저물가 흐름도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GDP디플레이터는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를 말한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가계소비, 수출, 투자, 정부지출 등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다.

GDP디플레이터가 4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사상 처음이다. 게다가 GDP디플레이터 -1.6%는 한은이 관련 통계(2015년 기준)를 집계한 2000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다. 구계열(2010년 기준년)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분기(-2.7%) 이후 가장 낮다.

물가 지수가 낮아짐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게 됐다. 다만 한은은 GDP디플레이터를 주로 끌어내린 건 수출품 가격 하락이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GDP디플레이터에서 수출 디플레이터는 6.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1.0% 증가율을 나타냈다. 다만 전분기(1.7%)보다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의 오름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GDP디플레이터 하락폭이 커졌다”며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총수요 부진으로 국내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않다”고 설명했다.

총저축률은 35%로 전기보다 0.4%p 상승했다.. 최종 소비지출이 0.3% 늘어나는데 그쳐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1.0%)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국내총투자율은 건설투자 악화 등으로 전분기 31.9%에서 30.4%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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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