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 배터리소송 이어 폭스바겐과도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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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GoA “LG화학에 1400페이지 자료 이미 제출…추가 요구는 부당”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5 13:47:19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송사(訟事)를 벌이는 가운데 핵심 고객사인 폭스바겐과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7일 폭스바겐 미국법인(이하·VWGoA)에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제기한 소송과 관련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을 명령해달라고 ITC에 신청했다가 같은달 26일 기각 당했다.

VWGoA는 지난달 22일 ITC에 LG화학의 신청이 부당하다며 기각을 요구하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답변서에는 “LG화학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들여 1400여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넘겨줬다”며 “당시 LG화학은 불만을 표명하지 않았고 폭스바겐 미국법인에 제공한 자료들이 부족하다고 의견을 낸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이 추가로 신청한 자료들은 애초 VWGoA에 요구한 것과 무관한 것들이다”며 “LG화학이 자료 제출명령을 수정하고 확대하려는 시도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의 제 삼자(non-party)인 폭스바겐에 2차로 더욱 민감한 자료들을 수집, 검토, 생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과도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울러 LG화학의 새로운 신청은 VWGoA에 독일 본사(이하·VWAG)의 자료도 요구하는 것이지만 이는 국제법상 VWGoA와 VWAG은 별도 법인으로 미국 ITC 자료 제출 명령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과 관련해 폭스바겐에 자료제출을 명령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다.

LG화학은 지난 8월 폭스바겐 전기차 프로젝트 가운데 미국 시장을 겨냥한 사업(MEB NAR 프로젝트)에서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한 자료를 VWGoA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ITC는 LG화학의 신청 이튿날 VWGoA에 LG화학이 요구한 대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채택하게 된 기술평가 등과 관련한 24개 항목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VWGoA는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VWGoA와 독일 본사(VWAG) 간 커뮤니케이션 자료를 포함한 원본 파일과 문서 1400여페이지 분량을 제출했다. 또 LG화학의 구두진술 요청에 MEB NAR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답변하도록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자동차업계에서 부품업체 간의 법정 다툼으로 사태가 더 확장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완성차 메이커들의 경우 공급 안정성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복수의 공급처를 운용한다. 이에 이번 소송의 승자가 폭스바겐의 물량을 독식할 가능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품업체가 완성차 업체에 영업비밀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만큼 LG화학이 이번 소송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